서산, 침수 차량 안팎서 2명 사망
당진, 지하실서 80대 숨진채 발견
청양군선 산사태로 매몰 2명 구조
광주, 도로 잠겨 시민 고립 속출
유·초·중·고 667곳 휴업·학사 조정
KTX 포함 열차편 운행 중단도
충남 서산에 하룻밤 사이 5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는 등, 중부지방에서 침수와 옹벽붕괴로 4명이 숨지고 산사태 등으로 5명이 다쳤다. 민가와 농경지가 물에 잠겼고, 주민들은 산사태와 침수를 피해 대피해야 했다. 일부 열차 운행도 일시 중지됐다. 당진·서산·아산·예산·홍성 등 5개 시군 모든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광주 지역도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고립과 대피가 이어졌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지면서 충남 지역에서만 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서산시 석남동에서는 이날 오전 침수차량 안에서 심정지 60대 남성을 발견해 인근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숨졌다. 소방당국은 첫 번째 사망자가 나온 지점 주변에서 8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차량이 인근에 정차돼 있는 점을 토대로 80대 남성이 차량을 몰다가 침수 위험에 밖으로 나와 폭우에 휩쓸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당진에서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침수된 지하실에서 80대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전날에는 경기 오산시에서 40대 남성이 고가도로 옹벽 붕괴로 매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이번 사고와 관련, 13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이권재 오산시장에게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조항 적용이 가능한지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사 붕괴로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교각이 무너지는 등 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6시30분을 기해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단계로 격상했다. 이날 오전 청양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2명이 매몰됐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 공주시에서는 토사에 2명이 매몰됐다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당진시 읍내동 당진어시장은 쑥대밭이 됐다. 어시장 안에는 허리보다 높은 빗물이 유입돼 119 대원들이 접근조차 못할 정도였다. 세종시 소정면에서는 거센 물살에 소정2리 마을회관 근처 광암교가 무너졌다. 충북 진천군에서는 한 공장에 낙뢰로 추정되는 불이 나 3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극한 호우’가 쏟아진 광주 도심 지역에서도 도로가 물에 잠겨 고립되는 사태가 잇달아 발생했다. 북구 오룡동 과학기술원 인근 도로가 잠기면서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다수 고립됐다. 특히 로컬푸드 매장에 있던 77명이 통행로가 사라져 발이 묶였다가 구조됐다. 북구 용봉동 북구청사 주변 도로에서도 차량 5대가 빗물에 잠기면서 한때 고립됐다. 동구는 소태천 범람 우려로 일대 주민들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광주공고 일대는 정전으로 학생이 전원 조기 귀가 조치됐다.


폭우의 영향으로 열차도 일부 멈춰섰다. 코레일은 경전선(동대구역∼진주역), 호남선(광주송정역∼목포역) 구간의 KTX를 포함한 모든 열차를 운행 중지했다. 장항선·서해선·충북선 구간에서는 일반열차 운행도 멈춘 상태다. 수서고속철도(SRT)는 호남선 광주송정역∼목포역 구간에서 SRT 운행이 당분간 중지됐다. 수도권 전철 1호선은 평택역∼신창역 구간 운행이 일시 중지됐다 재개됐다.
교육부는 이날 집중호우로 전국 유·초·중·고 667곳이 학사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휴업 482개교, 단축수업 132개교, 등교 시간 조정 51개교, 원격수업 2개교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린 충남 아산(155개교), 서산(95개교), 예산(69개교), 홍성(68개교)에선 관내 모든 학교가 휴업했다. 시설 피해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총 392개교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 시설피해가 203개교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당진정보고는 빗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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