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 유곡리·두락리 가야 시대 고분군서 은장 마구와 통형기대 등 여러 유물이 출토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남원시에 따르면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의 복원·정비를 위한 기초 자료 확보 차원에서 발굴 조사한 결과 20호분과 24호분에서 가야 지배층의 상징물로 여겨지는 통형기대와 은으로 된 맞 갖춤새 등이 다수 출토됐다.
두 고분은 지금 약 20m 규모이며, 특히 24호분 주위에는 도랑 형태의 주구(周溝)가 조성돼 있었다. 봉분 축조 시 흙둑(토제), 구획성토, 흙덩어리(토괴) 등을 활용한 축조 기술도 확인됐다.
매장 시설은 수혈식 석곽묘(竪穴式 石槨墓) 형태로, 석곽 바닥에는 소형 할석과 천석을 깔아 시신을 안치하고 유물을 배치한 구조로 확인됐다.

출토 유물로는 긴 목항아리(유개장경호), 짧은 목항아리(단경호), 그릇받침(기대) 등 토기류와 함께 은으로 장식된 재갈(판비), 말띠꾸미개(운주), 말띠드리개(행엽), 말안장(안교), 말띠고리(교구) 등 다수의 마구류가 부장된 채 발견됐다. 특히 은장심엽형행엽(銀裝心葉形杏葉)은 전북 지역 가야 고분에서 처음으로 출토된 사례로, 이 지역 가야 문화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배층의 권위를 상징하는 통형기대(筒形器臺)도 출토됐다.
20호분과 24호분은 모두 6세기 전반 무렵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가야 세력 지배층의 무덤으로 판단된다. 고분의 축조 방식과 부장품을 통해 당시의 사회 구조와 장례 문화, 권력 상징체계를 짐작할 수 있어 전북 동부 지역의 가야 묘제 연구에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남원시는 이번 발굴 조사 결과를 공유하기 위한 현장 설명회를 18일 개최하고, 향후 봉토 복원과 수목 정비 등을 통해 고분군을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할 계획이다. 이번 발굴 조사는 국가유산청 허가를 받아 남원시가 주관하고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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