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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다했는데…” 도심 호수에 빠진 노인 구하려 해경 몸 던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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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7 14:00:06 수정 : 2025-07-17 14:15:37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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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길 간절히 기원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전북 군산 도심 호수공원에서 최근 발생한 익사 사고 현장에서 산책 중이던 해양경찰관이 목숨을 걸고 노인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숙연케 하고 있다. 비록 구조된 노인은 끝내 숨졌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과감하게 몸을 던진 의로운 행동은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군산해양경찰서에서 수상구조대원으로 활동 중인 서해빈 경장의 훈련 모습. 군산해경 제공

사건은 지난 14일 오후 9시20분쯤 군산시 나운동 은파호수공원 ‘물빛다리’ 아래 호수에서 발생했다. 80대 남성 A씨가 호수에 추락한 것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구조에 나선 이는 군산해양경찰서 새만금파출소 소속 서해빈(28) 경장이었다. 서 경장은 당시 간호사인 여자 친구 정다희(28)씨와 퇴근 후 산책 중이었다. 조용한 밤 정적을 깨우며 울려 퍼진 “풍덩” 소리를 들은 그는 곧바로 다리로 달려가 의식 없이 물에 떠 있는 A씨를 발견하고 6m 높이에서 곧장 물로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서 경장은 먼저 구명환을 던졌지만, 반응이 없자 망설임 없이 물속으로 들어가 A씨를 구조한 뒤 10여m를 헤엄쳐 물 밖으로 끌어냈다. 곧바로 정씨가 뛰어와 A씨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맥박이 느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요청하고, 119가 도착할 때까지 번갈아 가며 심폐소생술을 했다. 두 사람은 살아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땀이 비 오듯 흐르는 와중에도 이를 멈추지 않았다. 서 경장은 해군 특수전전단(UDT) 출신으로 해경 구조대원으로 활동 중이며, 정 씨는 이 지역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 중인 5년차 간호사다.

 

그러나, 이런 간절한 바람에도 A씨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뒤 끝내 숨을 거둬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는 평소 노인성 지병을 앓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무릎 때문에 거동이 몹시 어려웠고, 그의 아내는 치매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그가 호수에 빠지기 전 자녀들에게 ‘엄마 잘 부탁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에 비춰볼 때 스스로 물로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군산해양경찰서 새만금파출소 소속 서해빈 경장.

서 경장은 “누구라도 다급한 상황을 목격하면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도운 분이 돌아가셔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군산소방서 관계자는 “한 생명을 지키려는 간절한 노력이 비록 끝내 하늘에 닿지 못했지만, 이들이 보여준 용기와 책임감은 시민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며 “목숨을 아끼지 않고 구조에 나선 용감한 두 시민을 표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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