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8년 만의 최악 무더위가 시작되며 복날을 앞둔 보양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고물가 여파로 한 그릇에 2만 원을 넘는 외식비에 이어 직접 끓여 먹는 재료비조차 만만치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사단법인 한국물가정보가 2025년 복날 시즌을 앞두고 전통시장에서의 삼계탕 재료 7종(4인 기준) 가격을 조사한 결과, 총 3만626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인분에 약 9000원꼴로, 5년 전(2만6870원)보다 34.9%, 작년(3만2260원)보다 12.4% 상승한 수치다.
삼계탕의 주재료인 영계(4마리, 2kg)는 작년 1만6000원에서 올해 1만8000원으로 12.5% 올랐으며, 5년 전 대비 36.4%나 상승했다. 이는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와 복날 특수 수요가 맞물리면서 공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찹쌀(800g 기준)은 2021년 3000원에서 올해 4300원으로 43.3% 상승했으며, 작년보다도 59.3% 급등하며 7개 품목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는 찹쌀 재배 면적 축소와 생산량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마늘(국산, 20알 기준) 역시 1000원에서 1500원으로 50% 인상됐고, 대파(2대 기준)도 작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36.4% 상승했다. 두 품목 모두 기상 악화에 따른 생육 부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밥(4회 기준, 50g x 4)은 630원에서 560원으로 내려가며 11.1% 하락했다. 그러나 전체 재료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 전반적인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이외에 수삼은 5년간 동일하게 5000원, 육수용 약재(200g)는 2021년 4000원에서 올해 6000원으로 50% 증가했다.
삼계탕 재료비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에는 4인 기준 2만6870원이었으나, 이듬해인 2022년에는 3만1340원으로 16.7% 증가했다. 2023년에는 3만4860원으로 또다시 올랐고, 2024년에야 잠시 3만2260원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올해 다시 큰 폭으로 올라 3만6260원을 기록하며 5년 전보다 무려 9380원(약 35%) 상승했다.

한국물가정보 이동훈 기획조사팀장은 “삼계탕은 전통적인 여름철 보양식으로 수요가 많아 매년 가격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며 “대형마트의 할인행사나 세트구성 상품을 잘 활용하면, 외식보다 직접 조리하는 편이 여전히 경제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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