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제안받는 연주만 참여하면 됐는데 이번 공연은 기획까지 하게 됐습니다. 사실 처음엔 사회만 보면 되는 줄 알았는데 기획과 연주도 함께하게 돼서 더 큰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인기 소프라노 황수미가 직접 기획한 마티네(오후) 콘서트 ‘황수미의 사운드트랙’이 9월 18일, 10월 16일, 11월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각각 ‘가곡’ ‘오페라’ ‘시네마 뮤지컬’을 주제로 열리는 공연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 1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황수미는 “언제 제 이름을 건 마티네 공연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연주자와 대화도 나누고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하고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 것”이라는 포부다.

첫 공연 ‘가곡’에선 테너 김우경·피아니스트 안종도와 함께 윤학준의 ‘마중’, ‘별’과 로베르트 슈만의 ‘헌정’, 클라라 슈만의 ‘나는 어두운 꿈속에 서 있었네’, 레이날도 안의 ‘내 노래에 날개가 있다면’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슈만 가곡을 좋아한다는 황수미는 “슈만의 음악은 특유의 우울감과 동시에 맑은 사운드가 유지되는 아름다움이 있다”며 “슈만 가곡을 가장 잘 소화하는 테너 김우경 선생이 자연스레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공연에선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를 압축해 선보일 예정이다. 소프라노 이한나, 메조소프라노 정세라, 테너 김효종, 바리톤 이동환, 베이스 김대영과 피아니스트 방은현이 참여한다. 황수미는 “유머러스하고 재미있게 각색할 수 있는 작품이 아침에 듣기 적합하다”며 오페라의 드라마틱한 감동을 마티네 콘서트 특유의 친근한 분위기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공연은 시네마와 뮤지컬 넘버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뮤지컬 배우 카이(정기열)와 음악감독 이성준이 함께 참여해 황수미가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뮤지컬 장르에서의 특별한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황수미는 서울대 음대 성악과 시절 과선배였던 정기열이 사준 자장면을 먹으며 진로 상담을 했던 사연도 소개했다.

성악가로서 “역량을 과하게 벗어나는 캐릭터는 제안이 들어와도 고사한다”는 황수미는 ‘사랑의 묘약’, ‘라트라비아타’ 등을 장래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으로 꼽았다.

“아시아인이다 보니 유럽에서 ‘나비부인’ 출연 제안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역할의 경우 제가 아리아는 부를 수 있지만 전체를 감당하기에는 목소리, 체력적 면에서 적합하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해 거절했습니다. 단기간으로 보면 스타가 될 기회였지만 건강한 좋은 소리로 오래 공연하고 싶기에 저에게 딱 맞는 옷을 입고 공연하는 것이 관객들이 보시기에 편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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