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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20일 참의원 선거…이시바 ‘운명의 갈림길’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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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9 20:00:00 수정 : 2025-07-19 19:40:25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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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시나리오 보니
① 구심력 강화 ② 정권 유지 ③ 퇴진

중의원 ‘여소야대’ 구도로 국정 운영
참의원 과반 사수에 정권 운명 달려
총 248석 중 125석 놓고 경쟁 펼쳐
63석 이상 땐 유권자에 재신임 의미
50∼62석 땐 과반으로 ‘총리직 유지’
49석 이하 땐 양원 모두 ‘여소야대’

“여야 모두 퍼주기뿐이니 솔직히 뽑고 싶은 마음이 드는 정당이 없네요.”

도쿄에 거주하는 50대 전문직 여성은 20일 치러지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전 국민 현금 지원을, 야당은 소비세 감세만 외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방 안에서 선거 공보물을 꺼내 보이며 “그래도 이번 선거가 너무 중요해서 꼼꼼히 따져보고 투표는 꼭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민당 이시바 시게루 총재(총리). 자민당 홈페이지 캡처

그의 말마따나 이번 참의원 선거는 일본 정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어 의미가 작지 않은 중요한 선거다. 이시바 시게루 내각이 이미 중의원(하원) ‘여소야대’ 구도에서 국정을 이끌고 있는 까닭에 참의원에서도 과반 사수에 실패하면 정권 운명이 위태로워진다. 7·20 참의원 선거를 두고 정치권에서 “정권 선택의 의미를 가진 선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당 63석 이상… 구심력 강화

여야는 이번에 참의원 정수 248석 가운데 절반인 124석에 공석 1석을 더한 125석을 놓고 경쟁 중이다. 여당이 이 중에서 과반인 63석 이상을 차지하면 이시바 총리는 유권자로부터 재신임을 받은 셈이 된다. 정국 주도권을 쥐는 것은 물론 당내 구심력도 강화된다.

내각 지지율만 받쳐준다면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참의원 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여소야대 정국 해소에 도전하는 것이다.

 

현재로선 이 시나리오의 성립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 전초전이었던 6·22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역대 최저 의석을 얻으며 참패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도 비관적 소식 일색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야당이 내건 소비세 감세 공약에 대한 유권자 호응이 훨씬 좋다. 선거 초반 자민·공명 연립 여당이 50석 전후를 얻을 것으로 예측했던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종반 판세 분석에서 33∼52석으로 예상 의석수를 낮춰 잡았다. 신문은 “전체 과반 유지가 어려운 분위기가 돼 가고 있다”고 했다.

 

◆여당 50∼62석… 총리직은 유지

선거 대상이 아닌 123석 중 여당 의석은 75석이다. 이번에 50석 이상을 얻으면 전체 과반은 유지할 수 있다. 이시바 총리도 50석을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로 꼽고 있다.

여당이 참의원 과반을 지키면 이시바 정권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문제는 중의원이 여전히 여소야대라는 점이다. 야당 협조 없이는 법안, 예산안 처리가 불가능하다. 이시바 총리가 타개책으로 ‘의원 빼내기’에 나설 가능성이 당장 거론된다. 여당 220석, 야당 245석인 현 구도를 뒤집으려면 최소 13명을 빼와야 한다. 간단한 숫자가 아니다.

그래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연정 확대론’이다. 이시바 총리는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와 개인적 신뢰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입헌민주당 내부 반발과 분열 가능성이다. 차기 중의원 선거 승리를 통한 집권 가능성이 남아 있는데 자민·공명 연립정권의 생명 연장에 힘을 보태야 할 명분도 없다. 아사히신문과 도쿄대 다니구치 마사키 연구실이 참의원 선거 후보 4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입헌민주당 후보 95%가 자민당과의 연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간사이 지역에 기반을 둔 제2야당 일본유신회는 당대표인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가 야권 공조를 중시하며 자민당과의 연정에는 부정적이다.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 국민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상대적으로 열려 있는 쪽이 국민민주당이다.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당대표 토론회 등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정책 본위로 협력한다”고 말해 여권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는 “5%가 넘는 임금 인상이 계속된다면 소비세 감세는 불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선거 후 연정 합류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국민민주당 후보들도 자민당과의 연정에 3%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해야 한다”, 66%가 “선거 결과에 따라 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여당 49석 이하… 정국 대혼돈

여당이 50석 확보에 실패하면 중·참의원 양원이 전부 ‘여소야대’가 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다. 이시바 총리로서는 지난해 중의원 선거, 올해 6월 도쿄도의회 선거에 이어 3연패를 하면서 정권 심판의 철퇴를 맞는 셈이 된다.

국회 주도권은 당장 야권에 넘어간다. 선택적 부부별성제 도입, 휘발유 잠정세율 폐지 등 야당이 주장하는 법안 심의에 탄력이 붙는다. 자민당 공약인 전 국민 현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야권이 가로막을 수도 있다.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 입헌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정당 간 합종연횡, 자민당 내 총리 퇴진론 등이 거세게 일어나며 정국은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이 이시바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처리해 중의원 해산으로 몰아넣는 선택지도 가능하다.

 

여당 내에서는 이달 말 양원 의원총회 방식으로 새 총재를 뽑아 8월 임시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하는 일정이 벌써 떠오르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며,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재등판설도 오르내린다.

다만 중의원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야 하는 만큼 야권과 대화가 되는 인물이 아니고서는 총리 자리를 넘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이시바 총리가 유임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가능성은 낮지만 자민당을 배제한 야권 연립정부가 탄생할 수도 있는 만큼 고차방정식이 예상된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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