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이 후보자의 두 딸 조기유학과 관련한 여아의 공방이 오갔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 공교육이 미국보다 못한 것이 뭐냐”며 이 후보자를 질타하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학이 잘못이냐”며 이 후보자를 두둔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지역구 학부모들이 ‘진보정권조차도 조기 유학한 사람을 장관 시키면 공교육은 대체 누가 하냐’며 항의했다”며 “이 후보자는 교육의 평등, 공교육 강조하는 진보 정부의 1대 교육부 장관으로 적절하지 않다. 이 자리는 이 후보자가 받았으면 안 되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녀들이 강력하게 원해 조기유학을 보냈다’는 이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99%의 학부모는 돈이 없어서 (그런 자녀의 요구를) 못 들어준다”며 이 후보자가 많은 학부모에게 상실감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왜 딸이 미국 유학 가고 싶다고 우겼다고 생각하나, 미국 교육의 뭐가 한국보다 좋은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한동안 대답을 못 하다가 “한마디로 설명드리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조 의원이 “입시경쟁 너무 치열하니 불쌍해서 그런 것도 있었지 않나”라며 재차 “대한민국 공교육이 미국보다 뭐가 떨어져서 그런 선택을 했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그렇게 말씀드려도 제가 할 말 없을 정도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조 의원은 “장관은 말의 무게가 있어야 한다. 공교육 살리겠다는 얘기는 살아온 궤적과 결이 맞아야 무게감이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많은 학부모에게 상처 주면서까지 교육부 장관을 해야겠나”라고 질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아이들 해외유학 보낸 것이 큰 잘못이냐”고 맞섰다. 박 의원은 “진보는 해외유학 보내면 안 되고 보수는 보내도 되는 건가”라며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한국 발전 이룬 근본적 힘은 60·70년대에 산업화하면서 우리나라 인재들이 해외유학을 많이 다녀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인재가 세계로 갔다가 한국에 들어와 강국이 된 것이다. 그런 인재들이 BTS, 블랙핑크도 되고 문화적 발전도 이룬다”며 “공교육도 세계 경쟁력 갖기 위해선 자녀들이 해외 가서 공부해보고 그 자녀들이 와 다시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 바꾸고 이런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유학 보내서 글로벌스탠다드를 배우고 한국에 와 강국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공교육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역할을 장관이 해달라”며 “조 의원도 유학 갔다 와서 이렇게 국회의원 하는 거 아니냐”고 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의 두 딸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특히 차녀는 중학교 3학년 1학기만 마친 채 부모 없이 유학을 가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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