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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美 첩보기관 ‘서울 탈환 작전’ 사진 찾았다

입력 : 2025-07-17 06:00:00 수정 : 2025-07-16 19:38:29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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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 美 NARA서 확보
이범석 장군·美 OSS 장교들 촬영
훈련 군인 도열·점심식사 사진도
정보요원 양성 개인 평가도 눈길
대일 침투 훈련자료 18만장 목록화

청산리 전투를 대승으로 이끌었던 이범석 장군은 2차 대전 말기 일본의 패망을 앞당기기 위한 중대 작전에 투입됐다. 그가 이끄는 한국광복군은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주석, 이승만 구미외교위원장의 주선으로 미국 전략사무국(OSS)과 서울을 탈취하기 위한 연합 훈련에 들어갔다.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면서 작전은 결국 취소됐지만, 그 훈련 과정은 사진으로 남았다. 훗날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서울 탈취 작전이 무위로 돌아가자, “아! 왜적이 항복! 이것은 내게는 기쁜 소식이라기보다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었다”고 통탄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보유한 OSS와의 연합작전을 포함한 광복군의 대일 침투훈련 관련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광복군의 훈련 모습 사진 등을 확보했다고 16일 밝혔다. 대표적인 사진은 광복군 이범석 장군과 OSS 장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깃발 뒤에 ‘한국광복’(韓國光復)이라는 한자로 시작하는 세로 현판이 보인다. 위원회는 이 사진이 1945년 초에 촬영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국광복군 소속으로 훈련 중인 군인들이 도열한 사진도 있다. 이범석 장군으로 보이는 인물과 군인들이 마주한 장면이다. 위원회는 광복군 소속 군인들이 평가 중에 점심을 먹는 모습을 담은 사진, 평가를 마친 후 본부로 복귀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공개했다.

광복 향한 열정 왼쪽 사진은 이범석 장군(왼쪽 두 번째)과 미국 전략사무국(OSS) 장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배경으로 찍은 모습. 뒤에는 ‘한국광복(군)’으로 시작하는 현판이 보인다. 오른쪽 사진은 한국광복군 소속으로 훈련 중인 군인들이 도열한 모습. 모두 1945년 초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사편찬위원회 제공

OSS와 광복군이 합작해 정보요원을 양성한, 이른바 ‘독수리 작전’으로 훈련받은 한국인에 대한 평가 계획을 담은 문서도 확인됐다. 문서에 따르면 평가는 중국 시안(西安) 인근의 절에서 1945년 8월 12일부터 실시됐으며 필기시험, 인터뷰, 총기 관리, 집단 토론, 폭발물 관리, 도하, 강하, 사격 등 여러 과목에서 평가가 이뤄졌다. 평가 결과 19명이 부적합자로 분류됐다고 한다.

한국인 참가자 개인에 대한 평가도 눈길을 끈다. 문서는 일본군에서 통역 업무를 맡았던 24세 평가 대상자 박(혹은 백·PAK)에 대해 “실용적인 지능이 뛰어나며 애국심에 기반해 높은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기술했다. 또 다른 한국인 20세 우성(혹은 우송·USONG)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체적 자질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지적인 능력은 평균 이상이고 동료들과도 잘 협력하며 정직하고 신뢰할 만한 인물”이라고 했다. OSS가 한국인 훈련병에게 지급한 개인별 수당을 기록한 문서도 발견됐다. 총급여(Gross Salary)는 300달러가량인데 각종 공제를 뺀 실수령액은 150달러 정도라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일본 군수공장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에게 배포하기 위해 제작한 전단도 눈길을 끈다. 전단 표지에는 “모래(砂)를 기름(윤활유, 기계유)에 집어 너으면(넣으면) 일본의 군용기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최근 수개월간 미국에 전문인력을 파견해 조사한 끝에 광복군의 대일 침투훈련 관련 자료가 약 18만장 정도 현지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목록을 완성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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