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만 담가도 더위 가시는 용천수 피서
바다 노을과 함께 즐기는 선셋요가 등
구석구석 이색 매력 여행 콘텐츠 풍성
미공개 국가유산 일반에 순차 개방도

제주의 여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에메랄드빛 바다가 아닐까.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용천수와 포구, 제주의 또 다른 물놀이 명소에서도 여름을 즐길 수 있다. 현지인들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용천수와 한적한 포구를 즐겨찾는다. 용천수는 지하수가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물이다. 상수도가 보급되기 이전에 용천수는 제주인들의 생명수 역할을 했다. 해발 200m 이하에 분포하는 해안 지역 용천수가 대부분이다. 용천수에 몸을 담그면 ‘삼다수’로 목욕하는 호사를 누리는 셈이다.
이번 여름은 제주에서 뻔한 관광 대신 나와 우리 가족만의 테마가 있는 색다른 여행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2025년 놓치지 말아야 할 테마 여행 ‘나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제주의 여름’을 공개했다. 16일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올여름 7가지 제주 취향 여행은 △문화여행자 △웰니스 선호자 △자연 선호자 △쇼핑 트레블러 △미식 탐방자 △어드벤처 추구자 △매력 탐방자이다. 공사 관계자는 “여름철에만 즐길 수 있는 취향 기반 여행 콘텐츠를 개발하고 전통시장 미식탐방과 원도심 쇼핑 등 로컬 체험도 소개함으로써 제주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예술, 제주의 문화가 되다
20세기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표적인 화가 이중섭은 가족과 함께 제주로 피난 와서 1년여간 서귀포에 머무르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중섭미술관과 그의 거주지에는 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고, 가족과 함께 한 행복한 시절,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제주의 풍경과 함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주 생활의 중도와 연기’를 주제로 제주에서의 삶을 담아낸 이왈종 화백은 20여년간 서귀포의 풍경을 그리며 제주에서의 생활을 화폭으로 그려냈다. 정방폭포 앞에 ‘왈종미술관’을 열어 많은 사람이 자신의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 ‘마르크 샤갈: 20세기 그래픽 아트의 거장, 환상과 색채를 노래하다’ 전시가 10월 19일까지 진행된다. 제주에서 색다른 문화예술을 경험하는 여행을 만들어보자.

◆자연이 선사하는 치유의 시간
여름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시간, 제주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요가는 제주 여행의 특별한 추억이 된다. 요가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고요한 새벽, 찬찬히 몸을 깨우며 시작하는 새벽 요가부터 붉게 물드는 노을과 함께 바다를 감상하며 즐기는 선셋 요가까지 긴장된 몸과 마음을 풀기에 더없이 좋다.
제주의 여름이 즐거운 이유, 바로 수국이 ‘수국수국’ 피어나기 때문 아닐까. 제주 여름의 시작과 함께 제주 곳곳이 수국으로 물든다. 알록달록한 수국의 향연은 눈을 더욱 즐겁게 한다. 제주 곳곳에서 열리는 수국 축제도 놓칠 수 없는 제주의 여름 풍경 중 하나이다. 해바라기는 8월이 절정이다.

◆전통시장서 제주를 맛보다
제주 원도심은 예전부터 다양한 상권의 중심이다. 원도심을 걷다 보면 빈티지숍들이 눈에 들어온다. 사장님의 취향과 함께 세월을 입어 더욱 힙한 아이템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여름을 더욱 빛내줄 모자, 선글라스, 여름옷 등 보물찾기하듯 발견하는 재미를 느껴보자.
시원하게 먹는 제주의 음식을 포장해서 근처로 떠나 보자. 물놀이하며 먹는 빙수,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물회, 저녁 밤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회는 제주의 여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제주의 여름, 입맛 따라 즐기는 전통시장 미식 여행! 무더운 여름 뜨거운 음식으로 기운을 보충하는 ‘이열치열’, 시원한 음식으로 더위를 날리는 ‘이한치열’, 두 가지 취향 모두 제주 전통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뜨거운 국물로 더위를 이겨내는 ‘이열치열’ 미식가라면 보성시장이 제격이다. 진한 국물의 깊은 맛을 자랑하는 순댓국은 여름철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 메뉴다.
반면, 속까지 시원한 음식으로 더위를 다스리는 ‘이한치열’ 미식가라면 모슬포중앙시장과 대정오일장을 추천한다. 된장과 빙초산 육수에 자리나 한치를 넣은 제주식 물회, 취향 따라 설탕파·소금파로 나뉘는 콩국수가 입안 가득 시원함을 전한다.
◆여름 제주 바다 제대로 즐기기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즐긴다면 용천수가 제격이다. 땅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차갑고 맑은 물은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천연 피서지다. 수심이 얕은 곳은 아이들과 함께 놀기 좋으며, 발만 담가도 무더위가 가시는 듯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물이 맑고 시원해 도민들도 더위를 식히러 자주 찾는 곳이다. 제주의 포구는 바다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장소로, 수심이 낮고 잔잔한 곳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기 좋다. 바닷물 아래 펼쳐진 바닷속 풍경이 그대로 펼쳐진다. 수영이 익숙하지 않다면 패들보드나 튜브를 이용해 바다를 유유히 떠다니는 것도 좋다.
최근 관광객과 도민을 대상으로 ‘용천수파’와 ‘포구파’ 취향 투표에서 비슷한 비율로 나타나 각자의 취향에 따라 제주 여름을 즐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의 숨겨진 매력을 찾다
제주의 구석구석에는 아직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매력들이 기다리고 있다.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를 맞아,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국가유산들이 공개된다. 4개 시즌으로 나눠 100개의 국가유산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22일까지 열리는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워킹투어, 특별산행, 별빛 산행, 해설과 함께하는 유산 탐방 프로그램 등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체험 콘텐츠가 있다.
1년에 딱 6개월만 방문이 가능한 비밀스러운 장소도 있다. 한남사려니오름숲은 5월부터 10월 말까지 약 6개월간 개방되는 곳으로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제주관광공사의 ‘2025년 놓치지 말아야 할 여름 제주 관광’은 제주도 공식 관광 정보 포털인 비짓제주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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