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감사 결과로 교사 처분 방침 결정
광주 풍암고가 1학년 기말고사 수학 문제를 시중 참고서에서 그대로 베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문항만 재시험을 치르기로 해 성적의 유불리를 놓고 학생들간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1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공립고인 풍암고는 2일 기말고사를 치렀다. 1학년 수학 과목의 경우 22개 문항(객관식 18개·단답식 4개) 중 12개 문항(객관식 10개, 단답식 2개)이 시중 참고서에서 베껴 출제했다.

시교육청은 진상 조사를 벌여 풍암고 방과후 수업인 ‘모의고사 기출문제 풀이반 A’에서 교재로 사용됐던 문제집 ‘올림포스 전국연합학력평가 공통수학1’에 나온 문제들이 그대로 출제됐다.
일부 문항은 문제집에 실린 문항과 지문, 정답까지 완전히 일치했고 주관식 문항 일부를 객관식 문항으로 바꿔 출제된 점도 확인했다.
시교육청은 조사 과정에서 수학 과목을 맡고 있는 세 명의 교사가 공동 출제했고 문제가 된 문항의 경우 한 교사가 출제한 사실을 확인했다.
시교육청은 9일 학생·학부모의 이의 신청이 풍암고와 교육청에 접수된 데 따라 풍암고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위원회는 광주시교육청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에 따라 공정성을 훼손한 것으로 판단, 재시험을 치르기로 결론냈다. 풍암고는 17일 1학년 학생 227명을 대상으로 12개 문항에 대한 재시험을 치른다.
학생들은 재시험을 치를 경우 내신 성적 유불리를 놓고 찬반이 갈리고 있다. 재시험을 치르면서 겪어야하는 학생들의 부담 뿐 아니라 재시험 결과와 이미 시험을 치른 수학 성적이 달라 내신 등급이 바뀔 수 있는 불안감으로 반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풍암고 측은 “광주시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문제가 된 일부 문항에 대해서만 재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재시험으로 인해 성적이 하락하는 학생들이 발생할 수 있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은 출제 경위 등에 대한 감사 결과를 토대로 해당 교사에 대한 처분 방침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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