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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미만 아파트 거래, 갑자기 폭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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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21 05:00:00 수정 : 2025-07-21 06:07:25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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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시장 ‘중저가 중심’ 재편…고가 거래는 급감, 서울 노후 아파트만 예외적 상승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빠르게 ‘중저가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눈에 띄게 감소한 반면 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는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 구조가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책 발표 이후 5억원 이하 아파트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1%에서 50.4%로 10.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10억원 초과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23.9%에서 12.1%로 크게 줄었다.

 

고강도 대출 규제에 따라 실수요자들이 자금 여력에 맞춘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는 반면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래 줄었지만…서울 고가 아파트 값은 상승

 

흥미로운 점은 거래량과 별개로 가격 흐름에서는 상반된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거래는 줄었지만 10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오히려 2.8% 상승해 같은 기간 5억원 이하(0.9%) 및 5억~10억원 구간(0.9%)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대부분 서울에서 발생했다. 서울의 10억원 초과 아파트는 평균 3.6% 상승한 반면 경기도는 0.5% 상승에 그쳤고, 인천은 오히려 6.1% 하락했다.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 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서울에서는 의외로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고가 시장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책 발표 이후 서울의 10억원 초과 아파트 중 30년 초과 노후 단지는 평균 7.3% 상승해 같은 기간 신축 아파트의 상승률(3.8%)을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노후 고가 단지에 대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 효과 제한적…“거래 줄고 양극화 심화”

 

이번 분석은 통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책 발표 전(5월 1일6월 27일)과 이후(6월 28일7월 16일) 모두 실거래가가 존재하는 단지를 기준으로, 동일 단지·동일 평형의 가격 변동률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대책은 시장 전체의 안정을 유도하기보다는 실수요자의 매수 여력을 오히려 위축시키고, 자금력이 있는 일부 수요자만 특정 지역의 재건축 단지에 몰리는 결과를 낳았다. 거래량은 줄고, 수도권 내 지역·가격대 간 양극화만 더 심화됐다.

 

중산층 이하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것은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닌 정책이 시장 구조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출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는 저가 주택에 몰리고, 자산가들은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서울 노후 단지에 투자하면서 ‘쏠림 현상’과 양극화가 동시에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고가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 상승은 시장 전체의 회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특정 자산에 자금이 집중되는 ‘투자 편중’의 결과”라며 “중산층 이하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6·27 대책이 기대했던 실수요자 보호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자산·지역 간 양극화와 시장 내 구조적 불균형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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