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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밭서 ‘상전벽해’… 수성알파시티 품고 ‘AI 밸리’ 꿈꾸다 [지방기획]

입력 : 2025-07-18 06:00:00 수정 : 2025-07-17 18:48:25
대구=김덕용 기자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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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섬유도시서 신산업 메카 도약

수성 알파시티 ‘인공지능 전환’ 허브 도전
비수도권 최대 디지털 집적단지 조성
총 매출 1조원·종사자수 4500명 달해
SK AI 데이터센터·컴퓨팅센터 추진

첨단 인프라 바탕 ‘로봇도시’ 도약
로봇 규제특구 등 국가산업 잇단 선정
전국 첫 공유형 반도체 파운드리 속도
인재 육성 등 라이즈 사업도 본격화
“대구는 기업 협력 환경과 인력 확보가 모두 잘 갖춰진 도시라서 투자를 결정했어요.”


이준구 G홀딩스 대표는 최근 게임 분야 최초로 대구 수성알파시티에 외국인직접투자를 결정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일본 지식재산(IP) 전문 에이전시인 이 회사는 ‘하이큐’, ‘진격의 거인’ 등 애니메이션의 게임화를 비롯해 다수의 국내외 인기 게임과 일본 IP 간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G홀딩스는 앞으로 국내 게임산업 관련 대·중소기업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신규 게임 개발 등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대구는 400여개 게임 관련 기업과 2000명을 웃도는 종사자가 상주하는 콘텐츠 도시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대흥동 일대 수성알파시티 전경. 대구시 제공

한때 섬유산업의 메카였던 대구가 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ABB)와 반도체,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헬스케어 5대 신산업을 앞세워 첨단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2022년 7월 민선 8기 출범 이후부터 올해 6월까지 5대 신산업 관련 43개사로부터 6조134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같은 기간 전체 투자유치 기업은 54개사, 9조4822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10년간(2012∼2021년) 유치한 투자 총액(4조5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은 “대구·경북 신공항과 달빛 철도가 건설되고 항공 물류 중심의 신산업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면 청년이 모여들고 머무르고 싶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전환’ 허브로 도약

대구시는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새 정부 기조에 맞춰 AI 관련 사업 추진 전략을 점검하고, 정부와 여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글로벌 AX 혁신 기술개발, 국산 AI반도체 기반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확충, AI로봇 글로벌 혁신 특구 사업 시행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그 중심에는 한때 포도밭이었던 수성구 대흥동 일원인 수성알파시티(17만8000㎡)가 있다. 이곳은 현재 소프트웨어, 정보통신기술 관련 기업 240여개사, 4500여명이 일하는 비수도권 최대 디지털 집적단지다. 지역에서는 ‘제2의 판교밸리’로도 불린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9년 354명이었던 수성알파시티 내 종사자 수는 2023년 4525명으로 11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입주 기업당 평균 고용인원은 2019년 8명에서 2023년 18명으로 늘었고, 입주 기업 총매출은 822억원에서 1조32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수성알파시티는 글로벌 AX 특구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과제로 ‘AX 연구허브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 모빌리티(이동수단), 헬스케어 등 특화산업의 기술 현안과 난제를 해결할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시는 수성알파시티에 ‘국가 AI컴퓨팅센터’를 유치하는 데도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 SK C&C가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도 ‘ABB 글로벌캠퍼스’를 건립하는 등 관련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2030년까지 제2수성알파시티(약 58만4000㎡)를 조성해 1000개 기업 유치와 2만명의 디지털 인재가 상주하는 AI 밸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박기환 시 경제국장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지정될 수 있도록 국정기획위원회에 최우선 안건으로 보고하고 예타 면제 확정과 국비지원을 관련 부처에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 ‘박차’

대구는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로봇 도시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시는 올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AI 첨단로봇 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AI로봇 수도’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그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글로벌로봇클러스터,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 국가로봇테스트필드, 글로벌혁신특구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왔다. 올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메가시티 협력 첨단산업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돼 ‘AI기반 이동형 양팔로봇’ 개발도 진행 중이다.

반도체는 전국 최초의 기업 공유형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D-팹’을 2027년 목표로 구축 중이다.

 

경북대에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건립해 반도체 인력 양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의료·헬스케어는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기기산업을 육성하고, 첨복단지에 조성한 뇌연구실용화센터를 중심으로 국내 최초로 뇌 분야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시는 대기업과 연계한 UAM 육성을 통해 ‘모빌리티 특화도시’ 조성에도 나섰다. 시는 SKT 컨소시엄과 연계해 비수도권 최초로 UAM시범사업지 지정을 공동 추진하고 한국항공우주(KAI)와도 UAM 기체부품 국산화 협력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최운백 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지역 기업이 고부가가치 기술을 확보해 대구가 미래모빌리티산업의 중심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

◆“5년 뒤 5대 신산업 종사자 수 6만명”

대구시와 지역 10개 대학은 올해부터 지역·대학 혁신을 위한 ‘대구형 라이즈(RISE)’ 사업을 본격화한다. 라이즈는 교육부가 대학 재정지원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이관하고, 지자체는 지역 특성과 발전 전략에 맞게 대학 혁신을 지원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5대 미래 신산업 혁신 인재 양성을 비롯해 지·산·학 연계 대학 교육 혁신, 취·창업 연계 대학·지역기업 협력, 정주 여건 조성 및 지역사회 혁신 등 4대 프로젝트와 17개 단위과제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1차 연도인 올해 76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이은아 시 대학정책국장은 “앞으로 라이즈가 성공적으로 정착해 대구 교육 혁신과 지역 내 취업과 창업, 정착이 이뤄지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취임 100일 홍성주 대구 경제부시장 “대구 5대 미래 신산업, 국정 적극 반영에 최선”

 

“지역 핵심 현안 사업이 새 정부의 국정 우선순위에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홍성주(사진) 대구 경제부시장은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구의 5대 미래 신산업 분야가 잘 융화되고 녹아들 수 있도록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시장은 취임 100일을 맞은 1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대구시장 부재로 시정 공백을 적잖게 우려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기자 전언에 “시정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주 현장 방문과 주요 부서와의 현안 회의를 개최해 사업의 방향이 큰 틀에서 절차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구지역 1호 공약인 ‘AI(인공지능) 로봇 수도 건설’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 부시장은 “새 정부 정책 가운데 AI 자체가 모든 미래 신산업 분야에 연결되는 핵심 공통분모”라면서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5월 대구를 ‘AI로봇 특구’로 신규 지정한 데 이어 2026년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부지(16만7000㎡)에 대규모 로봇 연구단지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조성되는 등 강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홍 부시장은 이재명정부의 새로운 국가 균형발전 정책에도 뜻을 같이했다. 그는 “대구의 발전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경북과도 연계해 고령화나 지방 소멸 등에 대비한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차별화한 지역 맞춤형 경제 발전 정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홍 부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기업 민원 전담제’ 도입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담당 공무원을 기업과 연결해 건의 사항을 듣고 관련 부서 간 협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그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듣고 프로파일링을 통해서 문제점을 찾아 수정해 나가는 과정을 반복해 기업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며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버리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 대구’를 만들겠다”며 정책 추진의 취지를 설명했다.


대구=김덕용 기자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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