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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 50일 내 휴전합의 안 하면 혹독한 관세”

입력 : 2025-07-15 21:00:00 수정 : 2025-07-15 22:46:42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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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않고 우크라 공세’ 푸틴에 불만
무역 상대국도 압박… 러 고립 전략
“무기 주면 모스크바 타격 가능하나”
英언론, 트럼프·젤렌스키 대화 보도

우크라, 추가 군사지원 등 기대감 속
CNN “트럼프 변심·푸틴 반격 상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서면서 러시아에 50일 안에 평화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 100%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세계 각국을 옥죄는 ‘관세 폭탄’을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적용해 종전을 이끌어 내보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남다른 ‘브로맨스’를 자랑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두고 이어온 불만을 구체적 조치로 옮기겠다는 것이어서 향후 미·러 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입장 바꾼 트럼프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이후 취재진에 “나토와 오늘 계약을 체결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을 공식화했다. 미국이 나토에 자국산 무기를 판매하면, 나토가 이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형식으로 “첫 번째 판매에서 미국은 나토 동맹국들에 약 100억달러(약 13조8360억원)어치의 무기를 판매할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부정적이었던 터라 이런 간접 지원 방식만으로도 상당한 입장 변화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장거리 무기를 제공하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타격할 수 있는지 물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물음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물론”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휴전 거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러시아에 강한 압박 메시지를 보냈다. “50일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에) 매우 혹독한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는)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관세율은 10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평화 합의를 서두르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무역 상대국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글로벌 무역 체계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고립시키겠다는 선언이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혹독한 관세’ 발언이 러시아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의 원유를 구매하는 국가에도 그에 상응하는 2차 관세를 부과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심각하다”며 “분명 미국이 무엇을 말한 것인지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10일 미 NBC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실망했지만 향후 2∼3주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볼 것”이라면서 “14일에 러시아에 대해 중대 성명을 내놓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휴전 요구에 부응하지 않고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좌절감을 공공연히 토로해 이 예고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로 러시아와 전쟁에서 점점 수세에 몰리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한숨 돌리게 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가 공개적인 정책으로까지 연결된 터라 향후 추가적 군사 지원까지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남아있다. 무엇보다 그가 이날 언급한 ‘혹독한 관세’가 현재 미 공화당이 추진하는 러시아 관련 제재보다 훨씬 완화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주도하는 해당 제재는 러시아의 석유와 우라늄을 구매하는 국가에 5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좋은 대화를 나눈 뒤 ‘좋아, 이제 거의 됐다’ 싶으면 그가 키이우의 건물을 하나 날려버린다”면서도 ‘푸틴 대통령과 끝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에게 실망했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협상 여지를 남겼다.

 

CNN방송은 “공화당의 대러시아 제재 법안은 훨씬 파괴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재 추진에 앞서 러시아에 50일이라는 시간을 부여했다”면서 “50일은 트럼프가 마음을 바꾸거나, 푸틴 대통령이 더 거센 공격으로 전장 상황을 바꿀 수 있을 만큼 긴 시간”이라고 짚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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