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미국과 캐나다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주 4일(월~목)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한다. 기존의 주 3일 출근 지침보다 강화된 이번 조치는 오는 10월부터 적용된다. 이를 수용하지 않는 직원은 자발적 퇴사를 권유받게 된다.

18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오는 10월부터 새로운 출근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 측은 “새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발적 퇴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현재 원격 근무 중인 관리자급 인력도 포함된다. 해당 직원들은 향후 12개월 이내에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 또는 북미 지역 허브인 캐나다 토론토로 거주지를 이전해야 한다. 스타벅스는 이미 지난 2월 부사장급 임원에게도 동일한 지침을 전달한 바 있다.
◆‘Back to Starbucks’ 전략…성과 부진 속 강도 높은 조직 재편
이번 결정은 니콜 CEO가 추진 중인 경영 정상화 프로젝트 ‘백 투 스타벅스(Back to Starbucks)’의 일환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5개 분기 연속 동일 매장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본사 사무직 직원 1100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니콜 CEO는 “모든 직원이 이 방침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스타벅스는 인간적인 연결과 협업을 기업의 정체성으로 삼고 있으며, 향후 조직 개편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가 회사의 장기적 미래에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출근 원칙을 직접 실천 중이다.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인 니콜 CEO는 주 3회 시애틀 본사로 전용기를 이용해 출근해왔다. 현재는 시애틀에도 사무실과 거주지를 마련한 상태다.
◆전문가들 “조직문화 재정립 시도…인재 이탈 우려도”
전문가들은 스타벅스의 이번 조치가 단순한 출근일수 조정이 아닌 기업 문화와 리더십 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분석한다.

한 조직문화 전문가는 “스타벅스의 주 4일 출근 방침은 단순한 업무 방식 변화가 아닌 물리적 협업을 중시하는 조직 운영 철학을 반영한 결정”이라며 “CEO가 직접 사무실에 출근하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현장 중심 리더십’의 실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방적으로 강화된 조치는 직원들과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어 충분한 내부 설득과 정교한 보상 체계, 지속적인 소통이 병행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핵심 인재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경영 전문가는 “스타벅스는 최근 실적 부진과 인력 감축의 여파 속에서 조직 통제력 회복과 업무 몰입도 향상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확산된 원격 근무 문화 속에서, 많은 기업들이 유연성과 집중도 사이의 균형점을 재정립하려는 중”이라며 “강제 출근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재 확보와 유지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사무실 회귀’ 흐름…글로벌 기업 전반으로 확산중
이번 결정은 스타벅스만의 특별한 행보는 아니다. 최근 글로벌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사무실 복귀’ 기조가 다시 확산되는 추세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메타 등도 최근 출근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며 “단순한 업무 방식 복귀가 아닌 기업의 조직 문화를 재정립하고자 하는 전략적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연 근무에 익숙한 MZ세대 직원들과의 가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균형 잡힌 리더십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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