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젊은층 절망 우려” 이창용 한은 총재, 수도권 집값에 경고 날렸다

입력 : 2025-07-10 16:05:37 수정 : 2025-07-10 16:05:37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작년보다 상승 속도 빠르다”…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집값·가계부채 부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에 대해 “작년 8월보다 오르는 속도가 빠르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10일 기준금리 동결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택시장 과열 심리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로 동결했다. 총재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 불균형 우려를 꼽았다.

 

그는 “작년엔 금리를 동결했더니 가계대출이 둔화돼 10월 금리인하로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의 해피엔딩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현재 상황이 보다 복합적이고 불확실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특히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젊은 세대의 절망감을 시작으로 사회 전반에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가격이 잡히지 않으면 미국발 관세 인상, 수출 감소, 저성장 우려까지 겹쳐 금융 안정과 경기 부양 사이에서 정책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통위원 내부 의견도 소개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며, 나머지 2명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 등 금융시장 안정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보였다. 그는 “지금의 가계부채는 소비와 성장을 제약하는 임계 수준”이라며,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정책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6·27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해선 “정부가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지만, “충분치 않다면 추가 정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뉴스1

 

이 총재는 또 한은의 거시건전성 정책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20년 넘게 가계부채가 줄지 않은 건 강력한 정책 집행 틀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정부뿐 아니라 한은도 거시건전성 정책의 축으로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그는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조사·검사 권한 확대 필요성, △스테이블코인과 외환 정책 충돌 가능성, △프로젝트 한강 2차 실험 중단 원인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언급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오지랖’ 비판에 대해서는 “한은은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며,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다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
  • 임윤아 '심쿵'
  • 김민 ‘매력적인 미소’
  • 아린 '상큼 발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