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입장 바꾼 국가 꽤 있어”
美 당국자 “다음달 1일부터 발효”
상호관세 유예 종료 앞두고 압박
대통령실 “관세·정상회담 등 조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부터 무역 상대국 15개국에 관세 서한을 보내고, 9일까지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새 관세율이 8월1일부터 발효된다고 밝혀 4월에 정한 상호관세 유예 연장 시한(8일) 이후의 상황은 유동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뉴저지주에서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오기 위해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월요일(7일)에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며 12개국이 될 수 있고, 아마도 15개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15개국은 그동안 서한 발송 대상국을 12개국으로 말해왔던 것보다는 3개국이 늘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7일 낮 12시(미 동부시간, 한국시간 8일 오전 1시)를 기점으로 순차적으로 서한을 발송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몇몇 국가와) 합의를 이뤄왔다. 따라서 우리는 서한과 몇몇 타결의 조합을 갖고 있다”며 “대부분 국가(와의 협상)를 7월9일까지 마무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 협상 당국자들은 관세가 8월1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전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시한으로 밝힌 9일 이후에도 상황은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관세는 8월1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진전시키지 않으면 8월1일에 다시 4월2일 관세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낼 것”이라며 “48시간 이내에 여러 건의 무역 관련 발표를 할 예정이다. (무역) 협상과 관련해 입장을 바꾼 이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발송 예고 이후 합의를 위해 새로운 제안을 한 국가도 많아 상호관세 유예 기간 종료 전 여러 국가와 무역 합의를 발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들의 발언은 유예 종료를 앞두고 협상 대상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새로운 관세 발효 시한을 제시함으로써 일부 국가들을 대상으로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는 관측이 나온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과 성실하게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들에는 협상 시한이 연장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대화 상대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한국 언론과 만나 “협상이 꽤 중요한 국면으로 움직이고 있어 좀 더 고위급에서 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관세협상을 비롯해 정상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조율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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