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뉴저지주 패터슨에서는 40도 더위 속에 야외 졸업식 행사에 참석했던 학생 10여명이 쓰러졌다. 국내에서도 더위 속에 밭일하다 응급실에 실려 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올여름 4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예고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7일 질병관리청과 호주 뉴스 매체 ‘컨버세이션’에 실린 윌리엄 파커 미 델라웨어대 운동학·응용생리학 교수 기고문 등에 따르면 실신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말한다.
혈압이 순간적으로 많이 떨어져 뇌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혈액 공급이 회복되면 의식이 돌아온다. 주로 앉아있거나 누워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나거나 오래 서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더위는 신체가 혈압을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 실신 가능성을 높인다.
사람이 서 있으면 혈관 수축과 심박수 증가, 호르몬 분비 등을 통해 신체는 혈압을 유지한다. 그러나 무더위 속에서는 이 같은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심장이 빨라지기보다는 오히려 느려지고, 혈관은 확장한다. 그 결과 뇌로 가는 혈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실신에 이르는 것이다.
허약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군인 등 건장한 사람들도 더운 날씨에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고 서 있을 경우 쓰러질 수 있다. 수분이 부족해도 실신 위험이 커진다.

실신 전에는 땀을 많이 흘리거나 창백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메스꺼움이나 복부 불편감도 느낄 수 있다.
실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식사를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 서 있어야 하는 경우 한쪽 다리에서 다른 쪽 다리로 체중을 옮기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어지러움을 느낄 경우 다리를 교차한 뒤 엉덩이와 다리 근육을 꽉 조이면 도움이 된다. 다리 근육이 수축돼 심장과 머리 쪽으로 혈액을 밀어 올리는 원리다.
반복적으로 실신을 겪을 경우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으로 큰 문제가 아니지만 심장질환이나 신경계 이상이 원인일 수 있다.

더위 속에 실신한 사람을 발견했다면 우선 시원한 장소로 옮긴 뒤 눕힌다. 이때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해야 한다. 의식이 있으면 물을 천천히 마시게 한다. 소금이나 이온음료를 함께 섭취하면 더 좋다.
환자의 옷을 느슨하게 해주고, 시원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거나 부채질을 해 체온을 낮춘다. 30분 이내에 증상이 회복되지 않으면 병원으로 이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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