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바다 불청객’ 고수온·저염분수의 제주연안 유입이 빨라지면서 제주 바다 수온이 30도까지 치솟았다.
7일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제주 연안 표층 수온은 김녕 30.3도, 협재 30.1도, 마라도 30.0도, 추자도 29.9도, 제주항 29.7도, 서귀포 29.6도, 우도 29.2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보다 7∼8도 높은 수온이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지난 3일 오후 4시 제주 연안해역에 고수온 예비특보가 발표되고 폭염(고수온)재난 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발령됨에 따라 해양관측 체계를 강화했다. 고수온 예비특보는 해역 수온이 25도에 도달했거나 도달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올해는 지난해(7월11일)보다 8일 앞당겨진 시점에 발표됐다.
서부지역인 제주시 협재의 경우 지난 6월 30일 평균 22.2도에서 이날 최고 30.1도까지 오르는 등 일주일 사이에 수온이 평균 7∼8도가량 상승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여름 국내 연안해역의 표층 수온은 평년(25도)보다 약 1.0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7월 24일 제주해역에 고수온 주의보가 발표됐고, 7월 31일 경보로 격상돼 10월2일 해제됐다.
저염분수의 경우 지난해 7월 30일 제주 남서부 약 30마일 해역에서 약 25psu(실용염분단위)의 저염분수가 관측됐다. 8월 8일에는 제주 연안 5마일까지 유입돼 대응 단계에 돌입했다. 일반적인 바다의 평균 염분은 약 34psu다.

지난해 제주 바다 표층수온이 30도까지 치솟자 육상양식장 광어 등 양식어류가 집단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고온의 저염분수가 마을 어장에 유입되면 전복과 소라 같은 정착성 생물들이 삼투압 조절 능력이 떨어져 폐사하게 된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이날부터 제주 남서부 30마일(약 54㎞) 해역까지를 집중 관측 해역으로 지정해 수온과 중국 양쯔강 유출수로 인한 염분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실시간 수온·염분 예측 시스템을 통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고수온·저염분수 유입이 예상되는 서부 마을어장 인근에 관측장비를 설치해 연안에서 마을어장까지 연결된 실시간 관측 체계를 구축했다.
제주도는 양식장 피해를 최소화하고 선제적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고수온 대응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도는 올해 액화산소·면역증강제 등 대응장비를 도내 양식장에 사전 보급했다.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가입 어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부담액의 60%를 도비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수온관측망을 통해 실시간 수온 정보를 문자와 누리집을 통해 어업인에게 상시 제공하고 있다.
현장대응반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해양수산과가 주축이 돼 양식장 피해접수, 현장조사, 상황 보고 등을 수행한다. 수온분석·예찰반은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와 해양수산연구원이 참여해 수온 분석, 예찰 및 양식장 사육관리 현장 지도를 담당한다. 현장지원반은 제주어류양식수협과 수협중앙회가 참여해 현장 대응장비 지원, 폐사체 수거 및 재해보험 정보 공유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지금이 고수온 대응의 골든타임인 만큼, 관계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며 “양식어업인들도 사육밀도 및 사료공급 조절, 액화산소 공급 등 대응장비 점검과 예방조치에 철저를 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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