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거래대금 이달 400조원 예상
고객예탁금도 1년 전보다 9조원 늘어
2024년 해외주식으로 재미 봤던 증권사
2025년은 국내증시 활황으로 실적 ‘쑥쑥’
NH투자증권 1조 클럽 재진입 가시권
‘IB 명가’ 지위 다지며 고객 유입 속도
해외주식 편의성 증대 등 서비스 강화
위탁자산 1억 이상 고객 6년 새 2배

코스피가 3년6개월 만에 3000선을 넘으면서 증권사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특히 이번 코스피 3000선 선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장에 유동성이 확대됐던 문재인정부 당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5000’ 달성을 선언한 이후 상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한 주주이익 극대화 정책과 부동산 투자가 아닌 주식시장과 배당소득을 통한 국민 이익 증대라는 구체적인 증시부양책이 나오며 주가 상승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른바 코스피 ‘뉴3000시대’다. 특히 한국 증시의 성장과 더불어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개선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증권사가 대거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돌아온 국장에 거래대금만 288조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코스피 거래대금은 169조6835억원이었지만 코스피 지수 3000을 찍은 6월엔 288조7960억원, 7월 들어선 거래일 3일 만에 49조9973억원을 달성했다. 이 상황이면 이번 달 거래대금은 400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주식 매매를 위해 고객이 증권사에 미리 입금해 두는 돈인 고객예탁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6월19일 기준 63조6048억원으로, 1년 전보다 9조3621억원 늘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6조3076억원 증가했다.

돌아온 삼천피(코스피3000)에 증권사들은 환호하고 있다. 거래가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사에 거래대금 증가는 수수료로, 신용거래융자는 이자수익으로 이어진다. 실적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2023년엔 부동산 침체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권사들은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는 1조 클럽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해외주식 거래 증가에 힘입어 미래에셋증권(영업이익 1조6435억원)과 한국투자증권(1조2555억원), 삼성증권(1조2058억원), 키움증권(영업이익 1조1195억원), 메리츠증권(1조548억원)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0대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8조689억원으로 전년(4조8264억원) 대비 67% 증가했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급증하며 수수료가 커진 영향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가량 감소했지만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2880억달러에서 5308억달러로 약 84% 증가했다. 통상 해외주식 수수료율은 국내 주식 대비 4배가량 높다.

올해는 미국발 관세전쟁의 영향으로 미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코스피가 열기를 더하며 위탁수수료에 대한 걱정도 덜게 됐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1조2440억원으로, 6개월 전(1조1162억원)보다 127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금융지주의 영업익 컨센서스도 1조3926억원에서 1조5123억원으로 1197억원 늘었다. 이외에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각각 5.64%, 3.27% 높아졌다.
◆NH투자증권 1조 클럽 복귀하나… 업계 관심
NH투자증권 등의 1조 클럽 재진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1년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금융정보 전문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 대비 10.3% 증가한 9938억원이다. 꾸준히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NH투자증권의 1조 클럽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특히 NH투자증권은 ‘IB(투자은행) 명가’의 지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기준 회사채 주관 및 인수 부문에서 2위, 여전채 주관 부문 1위, 유상증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공개매수 시장에서는 총 9건의 딜 중 7건을 주관하며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하반기에도 다양한 주관 업무를 누적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자산관리 역량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꾸준히 고객을 유입하고 있다. 올 4월 기준 NH투자증권의 위탁자산 1억원 이상 고객 수는 22만550여명으로, 2019년 말(9만2000여명)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10억원 이상 고객(1만550명→1만4443명), 30억원 이상 고객(3289명→4735명)도 나란히 늘었다. 매년 증가 추세다.
NH투자증권은 증권업계의 핵심 먹거리로 떠오른 해외주식 서비스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 겪는 접근성, 수수료, 제한된 거래 환경 등에 대해 △오리지널 투자정보 △거래 편의성 △수수료 제로고침 등 ‘현지인처럼 투자하기’ 3단계 대안을 제시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은 “NH투자증권은 단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왜 이 종목을 사야 하는지’에 대한 적시성 높은 정보와 전략을 제공해 투자자의 실질적인 자산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겠다”며 “거래량 확대가 아닌, 고객의 자산 증식이라는 업의 본질에 집중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으며, 향후에도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우호적인 영업환경 등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