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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전세 잔금을 못 준대요…이사도 못 가요”…무슨 일? [수민이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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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06 10:13:56 수정 : 2025-07-06 10: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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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대출 규제로 서초 '메이플자이' 직격탄…전셋값 '뚝'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막혀 집주인의 잔금 마련에 차질이 생겼어요.”

 

“전세자금대출을 받지 않는 임차인이 귀하신 몸이 됐어요.”

 

지난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얘기다. 총가구 수가 3307가구에 달하는 이 아파트는 입주와 동시에 초고강도 대출 규제를 맞았다.

 

지난달 28일 이후 체결되는 전세 계약은 임차인이 전세자금 대출을 받는 경우, 그 보증금으로 집주인의 분양 또는 매매 잔금 납부가 금지되면서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6월 23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붙은 전세 매물 안내문에 인근 아파트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초구는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하지만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상 신규 분양 아파트는 거래 허가 대상이 아니다.

 

새 아파트 분양 계약자는 토허구역 내에서 자신이 입주하지 않고 바로 전세를 놓을 수 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된 상태여서 3년 이내에 분양 계약자가 실거주를 해야 한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이 바로 입주하지 않고 내놓은 전세 물건은 보증금을 받아 분양 잔금을 납부하려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규제 시행 전에 계약이 된 전세 물건은 지장이 없지만 지금 계약하는 것들은 임차인이 대출을 받으면 분양 잔금으로 돌릴 수가 없어 계약 성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셋값도 약세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 전세는 한두 달전 호가가 18억∼19억원에 출발했다. 현재는 14억∼15억원대로 떨어졌다.

 

메이플자이 입주 여파로 인근 아파트 전셋값도 약세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통계에 따르면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3월 마지막 주(-0.01%)부터 지난주(-0.15%)까지 석 달 가까이 하락했고 낙폭도 커지고 있다. 강남3구·강동구 등 동남권을 통틀어 최근 전셋값이 하락한 곳은 서초구가 유일하다.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입주 단지뿐만 아니라 기존 아파트 전세 시장도 냉랭한 분위기다. 계절적 비수기에다 초강력 대출 규제가 겹치며 신규 거래가 많지 않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매 시장은 쥐죽은 듯 조용하고, 전세는 재계약(갱신 계약)이 대부분”이라며 “최소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전셋값도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아파트값이 크게 올라 전세를 끼고 후순위 대출까지 받는 매수자들이 많았는데 조건부 전세대출이 막히고, 담보대출을 받으면 실입주를 해야 하니 매매도 전세도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초강도 대출 규제는 카드사로 확대됐다.

 

정부는 카드사의 카드론도 신용대출로 분류하기로 했다. 카드론까지 끌어다가 주택 구입 자금으로 활용하는 통로를 틀어막겠다는 취지에서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뉴스1

금융계에 따르면 카드론은 대출 분류상 ‘기타 대출’로 본다. 하지만 카드론은 담보 없이 신용으로만 대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신용대출과 유사하다.

 

대다수 카드론의 최대 한도는 5000만 원이다. 이 때문에 과거 부동산 가격 급등기마다 카드론까지 끌어다가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금융 당국이 카드론을 신용대출 규제 대상에 포함한 이유다.

 

금융계에서는 당국이 카드론까지 죄기로 하면서 실수요자의 급전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금융위는 정책 서민금융 상품은 신용대출 한도에 포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세부 가이드라인과 해석을 담은 실무 책자를 배포할 계획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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