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운동을 통해 자신을 정의하고 표현하는 ‘스포츠 자아’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트렌드 분석 플랫폼 캐릿(CAREET)이 제시한 개념으로, 운동을 단순한 체력 관리나 외형 개선의 수단이 아닌 자기 표현과 정체성 형성의 도구로 인식하는 MZ세대의 태도를 반영한다.

과거에는 단기적인 목표를 위한 ‘목적형 운동’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러닝, 필라테스, 등산 등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일상 루틴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SNS에서도 ‘러너’, ‘운동하는 여자’, ‘서퍼’ 등 자신만의 운동 정체성을 담은 키워드를 활용해 개성을 드러내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데이터에서도 명확히 나타난다.
6일 2023년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91.2%가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으며, 같은 해 539만 건이었던 인스타그램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해시태그는 2025년 6월 기준 900만 건을 넘어섰다. 특히 러닝 붐이 확산되면서, 운동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운동하는 모습을 촬영해 SNS에 공유하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운동 방식뿐 아니라 소비 트렌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통업계는 ‘스포츠 자아’를 겨냥한 제품과 마케팅 전략으로 새로운 접점을 형성하며 MZ세대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코카-콜라사의 스포츠 음료 브랜드 ‘파워에이드’는 러닝 열풍 속에서 러너들의 필수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워에이드는 체내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나이아신(비타민 B3)을 함유해, 운동 전후 수분 및 에너지 보충에 효과적이다. 특히 ‘파워에이드 제로’ 라인업은 칼로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군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올해 새롭게 출시된 ‘파워에이드 제로 라임향’도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얻고 있다. 제품별 시그니처 컬러를 강조한 패키지는 SNS상에서 ‘러닝 인증템’으로 주목받으며, 개성 표현 아이템으로도 활용된다.
파워에이드는 소비자와의 실질적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스포츠 현장을 직접 찾는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나이키의 ‘애프터 다크 투어’와 ‘2025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등 주요 러닝 이벤트를 후원하며 현장 교류를 확대했고, 글로벌 트레일러닝 대회 ‘TNF100 강원’에도 참여했다. 이 밖에도 크로스핏, 크로스컨트리 등 다양한 퍼포먼스 종목과의 접점을 넓히며, MZ세대의 운동 루틴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스포츠 자아’ 트렌드는 개인의 운동을 넘어 커뮤니티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다. 러닝 크루, 등산 크루 등 지역 기반의 운동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MZ세대는 소속감과 연대감을 찾는다. 이에 브랜드들도 콘셉트에 맞는 운동 크루를 직접 조직하거나, 기존 크루와 협업하는 형태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지난 4월 에어서울과 함께 일본 돗토리현에서 ‘2025 네파크루 스페셜 오르락’ 프로그램을 성료했다. ‘네파크루(NEPA CREW)’는 네파가 2023년부터 운영해온 아웃도어 커뮤니티로, ‘조이 오브 네이처(Joy of Nature)’를 슬로건으로 삼아 암벽 등반, 계곡 트레킹 등 자연 속 퍼포먼스를 통해 건강한 아웃도어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식음료 브랜드들은 소비자와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며 브랜드를 체험하게 하는 ‘현장 중심’ 마케팅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상웰라이프는 지난 4월 성수동 Y173에서 열린 ‘GQ짐’ 현장에 에너지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참가자들에게 아르기닌 기반의 에너지 드링크 ‘아르포텐 포커스’와 ‘아르포텐 코어핏’ 등 스포츠 뉴트리션 제품을 직접 제공했다. 참가자들은 운동 전후로 제품을 체험하며 실질적인 에너지 보충의 기회를 가졌다.
하림도 지난 6월 강릉 강문해변 머슬비치에서 열린 피트니스 서바이벌 대회 ‘피지컬500’에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현장에서 참가자들에게 ‘오!늘단백’ 단백질 음료 3종과 단백질바 2종을 제공하며 브랜드 경험을 직접 전달했다.
‘운동’을 단순한 활동을 넘어 정체성 형성과 자기 표현의 도구로 여기는 MZ세대의 변화는, 브랜드 마케팅의 방식도 ‘함께 뛰고, 함께 호흡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 스포츠 자아의 시대, 운동은 이제 곧 콘텐츠이고, 커뮤니케이션이며, 삶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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