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병 후 대외 활동을 극도로 자제해 온 영국 왕세자 부인 케이트 미들턴 비(妃)가 모처럼 외교 행사를 통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4일(현지시간) 영국 왕실에 따르면 케이트는 남편인 윌리엄 왕세자와 함께 오는 8일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를 영접한다. 왕세자 부부는 런던 서부 노솔트 공군기지에 미리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가 프랑스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착륙한 뒤 이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후 이들은 찰스 3세 국왕 부부가 머무는 윈저성까지 이동하게 된다.

외국 정상을 위한 영국 왕실의 공식 행사는 보통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리나, 여름에는 국왕이 윈저성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만큼 윈저성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찰스 3세 국왕과 카멀라 왕비는 윈저 시내 중심가에 있는 왕실 전용 대합실까지 마중을 나가 마크롱 대통령 부부를 기다린다. 대통령 일행이 도착하면 함께 황금으로 장식된 화려한 마차를 타고 시내를 가로질러 궁전까지 행진하게 된다.
올해 43세인 케이트는 2024년 3월 암 진단 사실이 처음으로 외부에 알려졌다. 이후 외부 활동을 중단한 채 투병하며 항암치료를 받았다. 6개월이 지난 같은 해 9월 왕실은 “화학치료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올해 1월에는 “암 완화 상태이며 회복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케이트가 가장 최근에 공개 석상에 얼굴을 드러낸 것은 지난 6월14일이었다. 그날 영국 국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군대 행사에 푸른색 정장 차림의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해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찰스 3세의 진짜 생일은 11월14일이지만, 국왕의 실제 생일 날짜와 무관하게 날씨가 좋은 6월 중에 기념식을 하는 것이 왕실의 관행으로 자리를 잡았다.
마크롱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2017년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윈저성에서 찰스 3세 주최로 열리는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2022년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묘소를 참배할 예정이다. 영국 의회 연설, 키어 스타머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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