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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정부 압박에 결국 해킹 사고 ‘위약금 면제’ 수용

, 이슈팀

입력 : 2025-07-04 17:15:06 수정 : 2025-07-04 23: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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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3일 “회사 귀책 사유로 피해자 손해 안 돼”
과기정통부는 4일 “SKT 위약금 면제 안 하면 행정조치”
SKT “해킹 사고 후부터 14일까지 위약금 면제” 발표
‘고객 감사 패키지’도 마련... 요금면제, 할인 프로모션

이재명 대통령이 SK텔레콤(SKT) 해킹 사고와 관련해 회사의 귀책사유로 피해자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SK가 ‘위약금 면제’를 받아들였다. 고객 이탈이 늘 경우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SKT는 4일 해킹 사태와 관련, 1조원대 고객 보상 및 정보보호 강화 대책을 내놨다. 특히, 정부가 정보보호에 소홀로 인한 고객 해지 시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도, 해킹 사고 이후부터 이달 14일까지 해지 또는 해지 예정인 가입자에 대해 이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정부의 해킹 사태 관련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된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입장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상 SKT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8월 요금 50% 할인, 매월 데이터 추가 제공 등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와 함께 향후 5년간 총 7000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정보보호 혁신안을 발표했다.


SKT는 침해사고가 일어난 4월18일 24시 기준으로 가입 약정이 남은 가입자 중 침해사고 이후 해지한 경우와 오는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가입자를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약정이 남아있는 가입자라도 가입 해지 시, 단말 지원금 또는 선택약정할인 대금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단말기 할부금은 단말기 자체를 할부로 구매한 것이어서 위약금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SKT는 마련한 ‘고객 감사 패키지’에 따라 이달 15일 0시 기준 SKT와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약 2400만명을 대상으로 별도 신청 절차 없이 8월 통신 요금을 50% 할인하기로 했다.


또,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전 고객에게 매월 데이터 50GB를 추가 제공하며 뚜레쥬르, 도미노피자, 파리바게뜨 등 주요 제휴사와 제품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정부가 SK텔레콤 해킹 사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약금 면제 규정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힌 4일 서울의 한 SKT 공식매장을 찾은 시민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침해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이 해지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재가입할 경우에는 별도 절차 없이 가입 연수, 멤버십 등급을 원상복구 할 방침이다.


SKT는 정보보호 투자액을 향후 5년간 7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려 국내 통신·플랫폼 기업 중 최대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인력을 영입하고 내부 전담 인력을 육성하는 등 정보보호전문 인력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한다. 아울러 최신 사이버 위협까지 대응 가능한 세계적인 수준의 모바일 단말 보안 솔루션 ‘짐페리움’을 모든 가입자에게 하반기부터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미 밝힌 대로 이번 해킹 사고로 유심 복제 피해가 일어날 경우 외부 기관과 피해 보상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 제도’를 도입하고 사이버 침해 관련 기업 보험 한도를 기존 10억에서 1000억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정보보호 기금 100억원을 출연해 국내 정보보호 생태계 활성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류재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 해킹 사태 관련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SKT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사이버 보안 프레임워크(CSF)를 바탕으로 현재 보안 체계를 분석, 3년 뒤 국내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 5년 후에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함께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3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위약금과 관련해 계약 해지 과정에서 회사의 귀책 사유로 피해자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안보실과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실로부터 SK텔레콤  해킹 사고에 대한 대응 현황을 보고 받고 이 같이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국민 피해가 있었고 국민의 피해보상에 대한 감정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며 “법률 해석을 피해자 쪽으로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 발언이 있은 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SK텔레콤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서 정부는 SKT가 이용자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는 등 과실이 있기 때문에 위약금을 면제해 줘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와는 별도로 24시간 내 해킹 사고 신고의무를 위반한 SKT에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하고, 자료보전 명령을 위반에 대해선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이번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리고,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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