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초등학생의 연애감정을 다뤄 논란이 된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의 드라마화를 중단하기로 했다.

드라마 제작사 메타뉴라인은 4일 공지문을 통해 “최근 사회적으로 제기된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기획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 제작된 원작 작품에까지 새로운 부담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작가님께도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변화하는 사회적 감수성과 흐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신중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건강하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웹툰은 2019년 연재를 시작해 2020년 11월 완결됐다. 소개 글을 보면 “초등학교 교사가 되던 날 남자 친구에게 차인 심청아. 연애 따윈 때려치우겠다고 선언하지만, 어느새 그녀의 마음을 홀라당 가져가 버린… 제자, 임당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왠지 그녀에게 괜한 시비를 걸어오는 동료 교사 배덕만에게 이 비밀을 들켜버리기까지 하는데! 망한 사랑 전문, 그녀는 이번에야말로 진짜 로맨스에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돼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고수를 만났는데, 정체를 알고 보니 초등학생 제자였다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 소식이 전해지자 교육계가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사·학생 신뢰 관계 무너뜨리는 비교육적, 반사회적 기획”이라며 “해당 드라마가 사회와 교육 현장에 미칠 악영향과 아동·청소년에게 가해질 수 있는 잠재적 폭력을 고려해 즉각적인 제작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교총은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여타 직종보다 높은 도덕성·전문성을 갖고 교육에 매진해야 하는 직위에 있다”며 “이러한 지위를 악용해 미성년 제자와 사적인 감정을 나누고 이를 연애 관계로 발전시키는 서사는 결코 로맨스나 판타지로 치부할 수 없는 명백한 그루밍 범죄의 미화”라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전날 “성인인 교사와 초등학생 사이의 ‘설렘’ ‘감정 흔들림’ ‘위로’와 같은 장면은 자칫 연애감정으로 오독되거나 미화될 수 있다”며 “이는 교육 현장 전체를 왜곡하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며 무엇보다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마저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교육계 비판과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면서 해당 작품이 공개된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 등 주요 웹툰 플랫폼도 전날 해당 웹툰의 판매를 중지했다. 교보문고와 리디도 판매금지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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