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에 PPCA 가입도 제안
“이미 많은 지자체와 협력 중…탈석탄 이행 지원 가능”
줄리아 스코룹스카 탈석탄동맹(PPCA·Powering Past Coal Alliance) 사무국장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 기자 대상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2040년 석탄발전 퇴출 공약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경선 중 지구의날은 지난 4월22일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체 전력 거래량 중 석탄은 지난해 기준 29.4%를 차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다만 국내 기후단체들은 당시 이 대통령의 ‘2040 탈석탄’ 공약에 대해 2030년까지 앞당겨야 한단 지적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경우 선진국에 2030년까지 탈석탄을 요구한 바 있다. PPCA 또한 우리나라와 같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대상으로 2030년대 초반까지 석탄발전을 퇴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스코룹스카 사무국장은 일단 이 대통령이 석탄발전 퇴출 시점을 ‘2040년’이라 구체적으로 명시한 부분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는 “PPCA 회원들의 많은 사례를 보면 언제까지 탈석탄을 할 것인지 일정을 정해놓는 게 굉장히 효과적”며 “(이 대통령이) 2040년이라고 명시한 데 대해 이런 이유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탈석탄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함께 이행 계획까지 설정하면 지역사회와 노조 등이 이 계획에 맞춰 탈석탄에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PPCA는 180개국 이상 정부·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 탈석탄 연합이다. 2017년 영국·캐나다 정부 주도로 출범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인천·대구·충남·전남·강원·경기·제주 등 지자체가 회원으로 가입한 상태다. 다만 한국 중앙정부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는 신규 석탄발전 금지와 기존 석탄발전 단계적 폐지를 약속하면 PPCA에 가입할 수 있다.
스코룹스카 사무국장은 “빠른 시일 내 한국 정부가 PPCA에 가입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한국 지방정부들과 협력 중이며,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의 탈석탄 이행을 적극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 정부가 PPCA에 가입하면 ‘정의로운 전환’ 경험을 가진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고, 지은 지 얼마 안 된 석탄발전소 문을 닫은 경험이 있는 나라와도 연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로운 전환은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피해가 특정 계층·지역·산업에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단 정책 방향이다. 탈석탄의 경우 석탄발전 종사자나 그 지역에 피해를 줄 수 있기에 보완책이 뒤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PPCA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벨기에, 오스트리아, 스웨덴,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영국, 아일랜드 등이 석탄발전을 퇴출했다. 지난해 10월 마지막 석탄발전소를 폐쇄한 영국은 G7(주요 7개국) 중 최초로 석탄발전을 중단한 국가가 됐다. 이밖에 이탈리아, 스페인이 올해 석탄발전을 퇴출한단 계획이다.
다만 이런 탈석탄 기조에 일부 국가는 반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하는데 중국이 그 대표적 사례다. 핀란드 비정부기구(NGO)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와 미국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착공한 석탄발전 사업이 94.5GW(기가와트)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스코룹스카 사무국장은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PPCA 회원은 아니지만 언제든 협력할 의지가 있다”며 일부 중국 지자체와는 교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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