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서 선진 모델 답사
“진흥기금·유휴지 활용 개발해야
신혼·고령 등 여러 계층 공존 필요”
노인 요양·재활 통합시설 구상도
오스트리아 빈 중앙역 남측 철도 유휴부지를 개발한 공공 임대주택 ‘존벤트피어텔 C.01단지’는 공용 구역인 커뮤니티 시설을 중심으로 3개 단지가 둘러싼 형태다. 각 주택단지는 공중다리를 통해 연결돼 있어 다른 단지의 공용 시설도 제한 없이 이용 가능하다. 거주지가 작더라도 함께 쓰는 공간이 충분하게 제공돼 실제 활용 공간은 훨씬 넓다. 이병훈 건축가는 “거실이라는 개념을 연장해 주민들이 함께 거실처럼 공용 시설을 쓰도록 한 것”이라며 “이런 수준 높은 디자인이 빈 공공주택에 적용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현지시간) 이 건축가와 함께 빈 존벤트피어텔, 노르트반호프 지구 등 공공주택 현장을 방문해 다양한 계층 혼합, 고품질 설계, 유휴부지 활용 등 서울시내 공공주택 업그레이드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철도시설·부지 등 도시 내 대규모 유휴공간을 활용한 공공주택 공급 사례를 통해 보다 획기적으로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할 방안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존벤트피어텔은 신혼부부, 청년·어르신 1인 가구 등을 위한 공공주택 시설이지만 40㎡부터 100㎡까지 다양한 크기로 구성됐다. 약 44㏊(13만3100평)에 달하는 중앙역 인근 유휴 철도부지를 민·관이 협력해 개발한 지구로 저렴하면서도 입주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공용공간 옵션을 제공한다. 노르트반호프는 약 85㏊(25만7125평) 유휴 철도부지에 2만여명이 살 수 있는 복합용 주거지구로 조성 중이며 공공주도의 장기 마스터플랜 아래 ‘저렴주택’(affordable housing)과 교육·녹지·생태복원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계했다.
오 시장은 1일 존벤트피어텔을 찾아 “지금 제일 관심 있는 건 진흥기금 활용”이라며 “빈 공공주택에서 가장 개성 있는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1∼2인 가구, 청년·고령층과 신혼부부 등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주하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교통이 편리한 우수한 입지에 돌봄·의료·커뮤니티 등을 갖춘 고품질 임대주택이 미래 공공주택 공급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빈은 주택공급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주택채권을 발행해 주택공급 재원을 마련하고 그 수익은 시민과 공유하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오 시장은 빈 사례를 통해 안정적인 주택공급 재원 확보와 시민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지역상생리츠’ 등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22년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방안 발표 후 임대주택 품질개선, 소셜믹스, 노후 임대단지 재정비 등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해 5월부터는 저출생 극복 대책의 일환으로 보다 파격적인 기준(출산 인센티브)을 적용한 장기전세주택Ⅱ(미리내집)를 1589호 공급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재가요양부터 병동 요양, 재활과 데이케어는 물론 호스피스까지 통합 제공하는 빈 노인요양시설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와 장애인 주거시설 ‘카리타스 빈 보운게마인샤프트 바티크가세’를 차례로 찾았다. 시는 이번 현장 조사를 통해 재가요양서비스, 주간보호시설, 요양보호시설, 요양병원을 총망라한 ‘도심 커뮤니티형 노인통합케어 거점’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또 ‘집단거주형’ 장애인시설을 ‘개인거주형’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장애인거주시설 환경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며 2028년까지 시가 운영한 장애인 거주시설 41곳 전체에 대한 리모델링을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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