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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세계가 다시 모일 때: BTS의 귀환 [이지영의K컬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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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03 22:59:28 수정 : 2025-07-03 22: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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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일곱 멤버가 모두 사회로 돌아왔다. 긴 공백기라 불리던 ‘군백기’의 시간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채워낸 일곱 명의 아티스트가 이제 다시 한 무대에 설 것이다. 그러나 이 귀환은 과거 그룹으로의 회귀가 아니다. 오히려 완전히 새로운 장(chapter)의 시작이자 K팝이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집합적 진화’의 사례가 되지 않을까.

 

방탄소년단은 하나의 완벽한 팀이라는 기존의 아이돌 그룹 이미지에 더해, 그 내부에 서로 다른 음악적 개성과 정체성을 숨 쉬게 해온 집단이었다. 이번 솔로 활동 기간은 그러한 개성을 억누르지 않고, 각자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적 세계를 공론화하고 확장하는 시간이었다. 솔로 작업은 개별적 성취에 그치지 않는다. 일곱 개의 음악적 실험과 이야기들은 ‘방탄소년단이라는 공동체의 장르적 스펙트럼’을 과거보다 훨씬 넓게 확장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이들이 다시 뭉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솔로의 끝’이 아니라 ‘집합의 새로운 출발’이다. 군백기 이전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메시지는 공통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각자의 언어를 확보한 상태로 돌아온다. 이는 그룹 활동이 개인적 음악적 욕망의 타협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색채를 유기적으로 조합해 새로운 메시지를 생산하는 실험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귀환에 대한 기대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일곱 명의 멤버가 각자의 자리에서 얻은 경험과 성취를 가지고 돌아온다는 점에서, 그들의 메시지는 과거보다 더 다층적이고 성숙할 것임을 기대할 수 있다. 10대들의 고민과 청춘의 불안을 노래하던 시기를 거쳐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Love Yourself, 자신의 내면에 대한 탐구 등으로 관심을 돌리며, 사회적 부조리, 연대의 필요를 노래하며 팬덤과 동시대에 공감의 언어를 제시해 왔다. 성장 발전하는 메시지들과 함께 그동안 방탄소년단도 성장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개별적 서사가 덧붙여지면서 전체의 메시지도 한층 풍성해질 것이고, 음악적 완성도 또한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진화할 것이다.

 

다시 말해,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챕터는 ‘음악의 귀환’이자 ‘서사의 귀환’이다. 일곱 명의 목소리가 다시 하나가 될 때, 그들은 개인으로서 충분치 않았던 부분을 서로 채워가며 7배의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다. 그 결합이 앞으로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 갈지,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그동안의 성장을 보여줄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지영 한국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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