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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독립운동가 후손, 순천향대 천안병원 도움으로 일어나 걸었다

입력 : 2025-07-03 09:54:09 수정 : 2025-07-03 14: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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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환 ‘놈놈놈’ 모티브 독립운동가 최봉설의 카자흐스탄 국적 손녀, 순천향천안병원이 집중 재활 치료 제공
이문수 병원장 “세계적인 의료강국 대한민국 배경에 독립운동가들 희생과 헌신 있었다는 사실 잊지 않겠다”

카자흐탄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독립운동가 후손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심각한 후유증을 겪다가 국내로 들어와 순천향 천안병원의 무상 재활치료 지원으로 일상을 회복했다. 

 

순천향대천안병원(병원장 이문수)은 독립군 관련 영화 '놈놈놈'의 모티브가 된 1920년 만주용정에서의 ‘조선총독부 반일 투쟁 탄압비 15만원 탈취사건’의 주역인 독립운동가 최봉설의 손녀, 최 류드밀라(여·71)씨의 입원 및 재활치료를 지원했다고 3일 밝혔다.

 

최 류드밀라씨(가운데)와 김수아 교수(왼쪽 세 번째), 윤석만 교수(오른쪽 두 번째)와 순천향대 천안병원 의료진들.

카자흐스탄 국적의 고려인 3세인 최씨는 올해 2월 뇌졸중이 발병했다. 신체 오른쪽 마비로 인한 보행장애와 팔다리 저림·감각장애 등의 후유증이 있었으나 카자흐스탄 현지의 의료인프라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최 씨는 한국에 거주하는 자녀의 권유로 올해 5월 입국했다. 그러나 외국인 신분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 경제적인 부담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가 어려운 것은 카자흐스탄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였다.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사)굿네이버스 인터네셔날이 최 씨를 돕기 위해 순천향대천안병원에 지원을 요청했다. 카자흐스탄 국적이지만 최 씨가 독립운동가 후손인 사실을 알게 된 이문수 병원장이 학교법인·의료법인과 협의, 승인을 받아 무상 재활치료를 결정했다. 

 

국가지정 충남 유일의 충남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인 순천향대 천안병원 충남권역 심뇌혈관센터장인 윤석만 교수(신경외과)와 재활치료센터장인 김수아 교수(재활의학과)가 치료를 맡았다. 지난달 9일 신경외과 외래 진료를 시작으로 당일 입원해 27일까지 걷기연습, 근력강화훈련, 물리치료 및 근육긴장도 조절훈련 등 강도 높은 재활치료가 이뤄졌다.

 

처음 진료에서 보행기를 통해 걷던 최 씨의 상태는 점점 나아졌다. 근육에 힘이 생기고, 우측 손과 발을 스스로 들고, 보행기 없이도 화장실에 혼자 다녀올 정도로 회복됐다.

 

재활의학과 김수아 교수는 ”입원기간 동안 훈련에 잘 따라줘 완벽하진 않아도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면서 ”병원에서 받은 훈련을 잘 기억해 일상에서 연습하고 실천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류드밀라씨는 “더 많이 회복돼 딸과 손주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게 바램이다”는 희망을 전하며 “언어와 국적이 달라 힘들었을텐데 늘 친절하게 웃으면서 최선을 다해 준 할머니의 모국 의료진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문수 병원장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의료강국으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광복 8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에 환자 치료를 도울 수 있어 영광이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땀과 희생을 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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