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 수출 1차 계약과 달리
K-2PL 현지 거점 생산 포함
후속계약 이행 가능성 높여
장갑 등 구성품은 韓서 공급

현대로템이 제작하는 K-2 전차(사진)의 폴란드 수출 2차 계약이 확정됐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대형 방산수출 계약이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현대로템과 K-2전차 2차 계약 협상을 완료했으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 방위사업청도 “계약 체결식은 양국의 정부 고위급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할 예정”이라며 “계약체결식 일정과 방식 등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한국군과 동일한 성능을 지닌 K-2GF 120대와 폴란드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K-2PL 60대를 합쳐 180대에 이른다. 2022년 K-2GF 전차 180대를 공급하기로 했던 1차 계약(4조5000억원)과 동일한 물량이지만, 액수는 8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에서 생산된 K-2GF 완제품을 수출하는 1차 계약과 달리 2차 계약에서는 K-2GF와 함께 폴란드 요구사항에 맞춰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K-2PL을 개발, 현지생산하는 데 따른 결과다. K-2PL은 120㎜ 전차포를 비롯한 K-2의 핵심 성능을 유지하면서 대전차미사일을 무력화하는 능동파괴장치(APS), 신형 장갑, 드론 대응체계, 12.7㎜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360도 상황인식체계 등을 추가했다. 습지가 많은 현지 특성을 감안해 전차의 무게를 줄이는 경량화를 추구하면서도 방호력은 기존 K-2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 2차 계약부터는 현대로템과 폴란드 방산업체의 협력을 통해 상당한 물량이 현지에서 조립생산된다. 이를 위해 폴란드 내 전차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한다. 다만 장갑 등의 핵심 구성품은 한국에서 계속 제작·공급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은 “현지생산 거점 구축은 후속 계약의 이행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보조차량 80대가 추가됐다.
이번 계약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것이다. 방산업계에선 지난해 9월부터 K-2 전차 2차 수출계약이 체결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이어졌다. 같은해 11월엔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가 더해지면서 업계에선 실제 계약이 7월 말로 미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2차 계약에 K-2PL 개발과 현지생산 등이 포함되면서 사업 범위가 넓어지고 계약 규모도 커지면서 협상이 장기화됐다”고 설명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K-2 2차 수출계약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방산수출의 용광로가 식지 않도록 민·관·군이 힘을 모아 노력한 결과”라며 “K-2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안보를 책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윤석열정부 시절인 2022년 7월 폴란드와 무기 수출 총괄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8월 124억달러(약 18조원) 규모의 1차 계약에 서명했다. 1차 계약에는 K-2GF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을 공급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2023년 12월부터는 K-9 152대 판매 등 2차 계약 차원의 개별 계약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이와 함께 천무 다연장로켓 판매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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