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어제도, 오늘도 혼밥했다”…‘이것’ 때문에 하루 2300여명 사망한다는데

입력 : 2025-07-03 08:00:00 수정 : 2025-07-02 18:17:34

인쇄 메일 url 공유 - +

외로움 때문에 연간 87만1000명이 사망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가 나왔다. 한국도 10명 중 2명꼴로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고, 수치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안전한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외로움 때문에 전세계에서 연간 87만명, 하루 약 2300명이 사망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2일(현지시간) WHO가 공개한 ‘외로움에서 사회적 연결로: 건강한 사회로의 길’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6분의 1이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의 3분의 1, 청소년의 4분의 1이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다.

 

WHO가 정의하는 외로움은 개인이 원하는 관계와 실제로 맺고 있는 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때 느끼는 고통스러운 주관적 감정을 말한다. 단순히 혼자 있는 상태가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연결의 부족에서 오는 주관적인 경험이다. 질병, 낮은 소득과 교육 수준, 사회적 교류 기회 부족, 1인 가구 증가, 공공정책 미비, 지역사회 인프라 부족, 디지털 기술의 남용 등이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의 원인으로 꼽힌다. 

 

외로움은 사람의 심리와 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뇌졸중, 심장병, 당뇨, 우울증, 불안, 자살 위험을 증가시켜 시간당 약 100명, 연간 87만1000명 이상이 이로 인해 사망한다고 추산했다. 하루로 환산하면 2386명꼴이다.

 

또한 외로운 10대는 또래보다 성적이 낮을 가능성이 22% 더 높고, 성인의 경우 구직이나 직장생활 유지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외로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또 다른 보고서에서도 드러난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이 2023년 작성한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 보고서를 보면 외로움은 조기 사망 가능성을 26%에서 최대 69%가량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장병 위험은 29%, 뇌졸중 위험도 32% 키우며 바이러스 감염에도 취약하게 만든다. 매일 담배 15개비를 폈을 때와 비슷한 악영향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올해 초 과학 저널 네이처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고립 혹은 외로움을 겪고 있는 사람은 혈액 내 단백질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건강에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4만2000여명이 분석한 결과 외로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혈액 내 단백질 수치가 높았고, 이 단백질은 염증과 항바이러스성 반응, 면역 시스템에 관여하는 것들이다. 문제가 된 단백질 수치가 높은 이들은 장기 추적 연구에서도 실제 수명이 더 짧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서울 중구 신당역에 서울시 ‘외로움안녕120’ 홍보물이 게시돼 있다. ‘외로움안녕120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으로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대화와 도움을 제공하는 콜센터다.   뉴스1

 

외로움이 사회 문제를 넘어 보건의 문제로까지 확장되자 해외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영국은 2018년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하고, ‘연결된 사회’라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은 모든 아동·청소년에게 단체 여가 활동에만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를 지급하는 등 ‘연결’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일본도 2021년 ‘고독·고립 담당 장관’을 신설하고, 2023년 고독·고립대책추진법을 제정했다. 

 

한국도 외로움의 심각성에 주목하고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우리 국민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중은 21.1%로 전년(18.5%)보다 2.6%포인트 증가했다. 또 ‘아무도 나를 잘 알지 못한다’고 느끼는 비중도 16.2%로 전년(13.0%) 대비 3.2%포인트 늘었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에서도 고독사 사망자가 2021년 3378명, 222년 3559명, 2023년 3661명으로 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3년 ‘제2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을 수립했다. 고독사 위험군과 취약 지역을 파악하고,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 이·통·반장, 지역 부녀회나 노인회 등 이웃뿐 아니라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해 위험군을 살피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외로움·고립 은둔 종합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을 발표했다. 올해는 ‘서울시 고립예방센터’를 개소하고 고독사 및 외로움 예방과 재고립·재은둔까지 막는 지원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
  • 블링원 클로이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