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당일 비상경제TF 가동
국무총리 등 핵심 인사 단행
20여일 만에 조각 거의 마쳐
취임 12일만에 G7회의 참가
한·미회담 등 외교 현안 숙제
장관 후보자 청문정국도 부담
이재명 대통령이 3일로 취임 30일을 맞는다.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를 벌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파면으로 치러진 6·3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이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취임 이후 경제, 외교, 정치 전반에서 대체로 무난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한 달간의 국정 운영 성과와 향후 국정 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전임 대통령들이 통상 취임 100일 전후에 첫 기자회견을 연 것과 비교하면, 이 대통령의 ‘속도전’은 기자회견 일정에도 그대로 적용된 셈이다.
이 대통령의 취임 30일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속도전’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약 6개월간 이어진 리더십 공백을 조기에 메우고 국정을 조속히 안정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당일 국회 취임식에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가동을 선언했다. 취임식 직후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과의 오찬 회동에서 양보와 타협의 정치를 강조했고, 대통령실에 복귀한 직후 국무총리, 국정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등의 핵심 인사를 단행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당일 오후 7시30분부터 9시50분까지 약 2시간20분간 비상경제점검 TF를 주재하며, 대미 통상 현안과 경기 대응 방안,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을 논의했다. 다음날에는 윤석열 정부 장관들과 4시간 가까운 국무회의를 진행하며 정권 이양과 국정 연속성 확보에 집중했다. 지난달 9일에는 2차 비상경제점검 회의, 10일에는 두 번째 국무회의를 잇달아 주재하며 민생경제에 총력을 기울였다.
대통령실과 내각 인사도 속전속결로 단행됐다. 취임 이틀 뒤인 7일에는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사회수석을, 8일에는 정무수석, 홍보소통수석, 민정수석을 각각 임명하며 대통령실 진용을 빠르게 꾸렸다.

지난달 23일에는 10개 부처 장관을 동시에 지명하고 1개 부처 장관을 유임시켰다. 29일에는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추가로 발표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를 제외한 초대 내각 인선을 거의 마무리했다.
이재명정부와 마찬가지로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내각 지명 완료까지 54일이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인선 속도에서도 이 대통령의 속도전 기조가 분명히 드러난다.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한 외교 현안은 취임 한 달을 넘기는 이재명정부에 가장 큰 숙제라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인 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이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 통화도 순차적으로 마쳤다. 지난달 16일에는 캐나다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빨리 국제무대에 데뷔하는 기록도 세웠다. 다만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무산되면서 대미 통상 협상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재명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간 굳건한 한·미 동맹 확인, 한·미·일 안보협력, 무엇보다 통상 현안에 대한 입장 교환 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은 7월 하순에 한·미 정상회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패권경쟁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 역시 과제다. 중국은 9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대회’, 이른바 전승절에 이 대통령의 참석 의사를 한국 측에 타진하고 대통령실은 참석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 이어질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 청문 정국도 이재명정부로서는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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