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에서 몇 달 전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정치 신인 조란 맘다니(33)가 거물 정치인인 앤드루 쿠오모(67) 전 뉴욕주지사를 꺾고 승리를 확정했다. 쿠오모 후보는 지난 3월 공식 출마 선언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지켜왔지만, 맘다니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맘다니는 이날 성명에서 “저에게 투표한 54만5000명 뉴욕 시민의 지지에 겸손함을 느낀다”며 “노동자를 우선시하는 시 정부를 향한 이 연대를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인도계 무슬림인 그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서민층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공약을 내걸고,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뉴욕) 등 진보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핵심 공약은 뉴욕시가 임대료 관리 권한을 가진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을 비롯해 최저임금 인상, 무상버스, 무상보육 확대 등이다. 공화당, 재계는 물론이고 민주당 내에서도 맘다니 후보의 공약이 너무 급진적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쿠오모 후보는 예비선거 패배 후 무소속으로 11월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할 여지를 열어뒀다. 그렇게 될 경우 맘다니 후보는 민주당에서 탈당 후 무소속으로 나서는 쿠오모 전 주지사, 에릭 애덤스 현 뉴욕시장과 공화당 소속 커티스 슬리바 후보와 겨뤄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