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 1표차… ‘트럼프 감세안’ 상원 가까스로 통과

입력 : 2025-07-02 21:20:00 수정 : 2025-07-02 21:59:54

인쇄 메일 url 공유 - +

찬성 51·반대 50표로 가결

찬반 동수에 밴스 부통령 마지막 한표
불법이민 차단·에너지 보조금 삭감 등
트럼프 2기 주요 국정 의제 총망라
반도체공장 세액공제 35%로 확대도
공화당서 재정적자 이유 3명 반대표

법안 수정에 하원 재표결, 결과 촉각
공화 소속 하원의장 “4일까지 처리”

감세, 불법이민 차단 강화, 취약계층 의료 복지와 친환경 에너지 보조금 예산 삭감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주요 국정 의제가 총망라된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이 연방 의회 상원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하원안이 상원에서 수정됐기 때문에 다시 하원 표결을 거쳐야 하지만 법안의 상원 통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또 하나의 ‘정치적 승리’로 평가된다.

 

발언하는 공화당 원내대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국정 의제가 담긴 감세법안 상원 통과를 이끈 공화당 존 슌(가운데) 원내대표가 1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존 버라소(왼쪽) 원내수석부대표, 마이크 크레이포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언론 취재에 응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미 연방의회 상원은 1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이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찬성 50표, 반대 50표로 동수를 기록했다.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J D 밴스 부통령이 찬성표를 던져 법안은 극적으로 가결 처리됐다. 현재 미 상원(전체 의석수 100석)은 여당인 공화당이 53석, 민주당과 친민주당 무소속 의원이 합쳐서 47석이다. 이날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는 일찌감치 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해온 의원 3명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의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인 일명 ‘악어 앨커트래즈’를 방문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가 이 소식을 듣고 “나는 이 멋진 말들을 듣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귀엔 (상원 통과 소식이) 음악처럼 들린다”며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도 “가장 큰 승리자는 영구적으로 낮은 세금, 더 높은 임금과 실수령액, 안전한 국경, 더 강력하고 힘 좋은 군대를 갖게 될 미국인”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이 시설은 곧 가장 위협적인 이민자들을 구금하게 될 것”이라며 법안에 포함된 강경한 이민정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통과된 법안의 내용은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국정 철학과 관계된 것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인 2017년 시행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 및 자녀세액 공제 확대 등 각종 감세 정책들을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공약한 팁 및 초과근무수당 면세, 부채한도를 5억달러(약 6800억원)로 상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또 대선 공약이던 국경 장벽 건설 및 구금시설 확대 등 불법이민 차단을 위한 예산(175억달러·약 24조원)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감세 연장 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메디케이드(취약계층 대상 공공 의료보조), 푸드 스탬프(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제도) 등에 투입되는 복지 예산 감축과 청정에너지 세액공제폐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구입 세액공제 종료 등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정책 예산에 대한 삭감 조치도 포함됐다.

 

상원안에서 반도체과학법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데 주던 세액공제를 기존 25%에서 35%로 확대해 한국 기업 등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일부 긍정적 효과도 있을 전망이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법 폐지를 원했지만 반도체 신규 투자 프로젝트가 예정됐거나 진행 중인 부지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유지됐다. 주정부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예산을 받으려면 AI 규제를 10년간 유예하도록 하는 ‘AI 규제 모라토리엄’ 조항은 빅테크(거대기술기업)들의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삭제됐다.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상원으로 넘어온 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하원안에 비해 재정적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결국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단순 과반만 확보하면 되는 예산조정절차를 통해 이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후 공식 토론, 수정안 표결, 최종 표결 등에 총 3일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트럼프, 불법이민자 구금 시설 시찰 감세와 불법이민 차단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주요 국정 의제가 담긴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에 있는 불법이민자 구금 시설 ‘악어 앨커트래즈’를 둘러보고 있다. 오초피=로이터연합뉴스

하원 법안이 수정됐기 때문에 하원은 2일 이 법안에 대한 토론 및 표결 일정을 다시 잡았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직후 성명을 내고 “신속히 법안을 처리해 (법안 통과 목표일이자 미 독립기념일인) 7월4일까지 트럼프 대통령 책상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
  • 블링원 클로이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