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부과하면 국가별 희비
獨·日 등 보다 관세율 높아져 불리
국내 대기업 하반기 투자에 신중
78% “상반기와 비슷” 13% “축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8일 끝날 예정인 가운데 실제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수출국 간 경쟁 구도가 바뀌면서 한국산 제품 경쟁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은 하반기에도 투자 계획을 신중하게 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트럼프 1기 이후 미국 수입시장 수출 경합 구조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를 2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효과’가 본격화된 올해 1∼4월 미국의 전체 수입은 전년 동월보다 19.2% 증가하며 1∼4월 누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기간 미국의 수입 상위 10개국 중 한국(-5.0%)은 중국(-0.9%)과 함께 오히려 수출 규모가 줄었다. 멕시코(6.3%), 캐나다(1.9%), 독일(3.4%), 일본(3.4%), 대만(52.2%) 등 대부분 국가의 대미 수출이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보고서는 국가별로 다른 상호관세가 예고대로 현실화하면 미국 수입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경합 품목을 중심으로 국가 간 경쟁 양상이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25%)보다 고율의 상호관세가 예고된 중국(54%), 베트남(46%), 대만(32%), 인도(26%)의 경우 기계류와 전기·전자제품을 중심으로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국가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반면 일본(24%), 독일(20%)은 한국보다 관세율이 낮아 가격 면에서 우위에 있다. 주 경쟁 품목인 자동차 및 부품은 품목 관세라서 단기 변화가 제한적이지만 기계류 등에서 한국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이 조변석개하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대기업 10곳 중 8곳은 올 하반기에 상반기 수준의 투자를 유지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이날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120개 사 응답)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투자 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78.4%는 올해 하반기 국내 투자 계획이 상반기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상반기보다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13.3%,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8.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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