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상반기 시스템 에어컨 판매 40%↑
LG, 인체 감지 적용… 시스템 시장 공략
중견기업도 고성능·중저가 틈새시장 노려
기후변화로 ‘6월 열대야’가 일상이 되고, 35도 안팎의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정용 에어컨 시장이 활황을 보인다. 스탠드뿐 아니라 시스템 에어컨으로 경쟁이 확장되면서 가전업체들은 설치 편의성을 높이고 인공지능(AI) 등 차별화된 기능을 적용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가정용 시스템 에어컨 구매자 2명 중 1명은 거주 중인 집에 에어컨을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시스템 에어컨은 공간 활용도와 에너지 효율이 높지만 설치 가능 공간이 제한적이고 유지·보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8시간 만에 빠르게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하는 ‘원데이 설치 서비스’로 접근성을 크게 낮췄다. 구축 아파트나 주택에서도 천장 단 내림 공사 없이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할 수 있는 ‘인테리어핏 키트’도 설치 편의성을 높였다. 천장 단 내림 공사는 천장 내벽을 절단하고 목공·도배 등의 추가 작업이 필요해 공사하는 데 2∼3일이 걸린다. 공사 이후에도 층고가 낮아지거나 공사 부위가 돌출돼 보기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인테리어핏 키트는 천장 외벽을 타공해 설치한 키트에 시스템 에어컨을 거는 방식으로 하루 만에 설치가 가능하다.
설치 편의성이 개선됨에 따라 제품 판매량도 늘었다. 삼성스토어 기준 상반기 가정용 시스템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이 중 거주하는 집에 에어컨을 설치한 비중은 55%로 지난해 48%, 2023년 24%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지난해 무더위를 겪은 후 냉방 가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에어컨 시장 호황에 AI 가전업계의 주도권 싸움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풍 에어컨 기능에 AI 기술을 강화한 에어컨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사용자의 사용 패턴과 날씨, 실내외 온도·습도 정보를 고려해 온습도와 공기질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AI 쾌적모드’로 최적화된 냉방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자리를 비우면 자동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는 ‘AI 부재절전’ 등 사용자에 맞춘 혁신 기능을 가정용 시스템 에어컨에 접목했다. 상황별 맞춤 절전으로 에어컨 사용 에너지를 최대 30% 줄일 수도 있다.
LG전자는 레이더 센서와 AI 기능을 강화한 시스템 에어컨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용자 움직임을 감지해 적정한 바람을 사용자가 있는 곳으로 보내는 ‘AI 바람’ 기능과 사용자가 잠들면 수면 단계에 따라 운전 모드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AI 쾌적수면바람’ 기능 등이 적용됐다. 음성인식 기능을 강화한 AI 에이전트(비서) ‘LG 퓨론’을 탑재한 스탠드 에어컨도 새로 내놨다.
중견기업들도 냉방 가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텍캐리어는 AI 기반 고효율 에너지 절감 기술과 음성인식·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적용한 모델을 강화했고, 위니아는 고성능,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센추리는 상업용 냉방 기술을 활용한 파워냉방 모델 등으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