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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다…식사하다…잇따른 차량 돌진에 ‘불안’

입력 : 2025-07-02 15:14:31 수정 : 2025-07-02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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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에서 차량 돌진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시민 입장에서는 길을 걷다, 식당에서 식사하다, 피할 새 없이 사고가 당하는 것이어서 불안이 적지 않다. 

 

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2일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대관령 휴게소 식당가를 덮친 뒤 멈춰 있다. 강릉소방서 제공

 

2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쯤 강원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에서 80대가 운전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식당으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식당 안에서 있던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3명은 중상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3명은 경상, 10명은 경미한 부상으로 비응급으로 처리됐다. 

 

운전자는 음주나 약물 운전을 한 상태는 아니었으며, 경찰에 페달을 잘못 조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4시쯤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 도로에서는 전기 SUV가 인도를 덮치면서 40대 남성 1명이 사망했다. 

 

사고 차량은 인도 맞은편 건물 주차장에서 나온 뒤 갑자기 인도로 달려들었다. 우회전해 도로로 빠져나가야 했지만 직진해 공원 앞 벤치에 앉아 있던 남성을 친 것이다. 

 

운전자는 50대로, 경찰에 페달을 잘못 조작한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기차의 ‘원 페달(One-Pedal) 드라이빙’이 원인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은 자동차의 가속과 제동을 하나의 페달로 조작하는 것으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차가 크게 감속한다.

소방관들이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고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마포소방서 제공

 

경기 남양주에서는 지난달 40대 운전자가 몰던 SUV가 한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들이받아 부스 안에 있던 시민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자는 “평소 지병이 있었고 사고 전 정신을 깜빡 잃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2일 서울 강남구에서는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식당으로 돌진해 행인 4명이 부상했다. 1명은 수술 후 1∼2년간 재활이 필요한 중상을 입었다. 

 

경남 거제시에서는 지난달 6일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려던 SUV가 오토바이와 보행자를 들이받고 상가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인도를 걸어가던 10대 여성이 크게 다쳐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또 다른 보행자와 오토바이 운전자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운전자는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차량 돌진 사고 현장 모습.  강남소방서 제공

부산에서도 지난달 택시가 갑자기 인도를 타고 올라가 벽을 들이받고 멈추는 사고가 있었다. 보행자와 70대 택시 기사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다른 보행자 2명은 차량 파편이 튀었으나 크게 다치지 않았다. 

 

차량 돌진 사고 대부분 운전자가 고령이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지난해 4만2369건으로, 전체 교통사고의 21.6% 수준이다.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나 페달 오조작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이 저조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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