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시민 덮쳐
시청역 참사 1주기… “안전 무방비”
시청역 역주행 참사 1주기를 맞은 1일, 서울에서 또다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시민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주차장에서 나온 차량이 가드레일을 뚫고 인도를 침범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2분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에서 50대 여성이 몰던 전기차 SUV가 인도로 돌진해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40대 중반 남성이 숨졌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구조 당시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으며,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 차량은 공원 건너편 빌딩 주차장에서 나오다 바로 직진해 중앙선을 침범하고 인도를 향해 돌진했다. 차량은 가드레일을 뚫고 공원 벤치를 덮친 뒤 나무가 있는 곳까지 올라탔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는 음주나 약물을 한 상태가 아니었으며, 현장에서 손발을 떨며 극도로 당황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며 정신없어 했다”며 “산 지 얼마 안 된 새 차였는데 운전 미숙에 의한 사고로 보인다”고 말했다. 급발진 가능성을 묻자 운전자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운전자를 입건해 블랙박스 등을 분석하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7월1일 서울 중구 시청역에서도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온 차량이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한 뒤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당시에도 차량이 가드레일을 뚫고 인도를 침범하면서 보행자들이 피할 새 없이 변고를 당했다.
서울시는 시청역 사고 이후 차량용 방호울타리 설치를 약속했지만 계획된 98곳 중 5곳에만 설치를 완료한 상태다. 시청역 사고 현장도 차량 진행 방향 오른쪽에만 방호울타리가 설치돼 있고, 왼쪽에는 일반 울타리가 이어져 있어 보행자 안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