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생’이나 개채수 증가 등 관리 대상 해충 범위 확대 강조
‘비화학 방제’ 강조에 화학적 방제는 ‘최후의 수단’ 으로 언급
美 애니메이션 ‘스펀지밥’ 언급도…“콘텐츠 개발하면 교육 효과”

수도권에서 기승을 부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가운데, 러브버그의 환경 유익성 등을 알리는 콘텐츠의 개발 필요성을 언급한 보고서가 여름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연구원이 지난 4월 발간한 ‘서울시 유행성 도시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방안’ 보고서는 서울시만의 통합해충관리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보고서는 기존의 질병 매개 해충 위주 관리 시스템에서 벗어나 ‘대발생’ 종이나 해외유입으로 개체수가 증가하는 경우를 포함한 ‘관리대상 해충 범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러브버그와 같이 도시에서 이상증식 현상을 보인 해충을 통칭하는 용어가 없다며, ‘유행성 도시해충’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도입부에서 설명했다.
예방 중심의 ‘선제 대응’ 대목에서 보고서는 “유행성 도시해충은 민원분석과 설문조사 결과, 특정 자치구에서 주로 발생하는 추이를 보였다”며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을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해 집중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 조건’ 분석을 통한 대응방안 구축 단락에서는 “지난해 러브버그 발생 시기는 전년 대비 약 2주 정도 앞당겨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며 “기후에 따른 곤충의 생태 모니터링으로 발생 시기를 선제 예측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외 기관이 통합해충관리 기본 개념으로 ‘화학물질 사용 최소화’를 핵심 원칙으로 강조하는 점을 들어, 보고서는 비화학 방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화학적 방제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화학적 방제를 실시해도 식물성 오일이나 천연 성분을 기반으로 한 방제 방안의 활용, 최소 용량의 살충제 사용을 권고했다.

서울시 홈페이지의 해충 정보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않아 시민들의 정보 접근이 어렵다고 지적한 보고서는 ‘홍보 방안의 재정비’ 단락에서 “곤충을 소재로 한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재미 요소가 결합한 콘텐츠가 민간 참여와 함께 활성화한다면, 생태계와 곤충에 대한 자연스러운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대표 사례로 보고서는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펀지밥’을 들었다. 바다생물을 좋아해 해양학을 전공한 해양생물학자이자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작가 스티븐 힐렌버그가 해양생물의 특성을 스펀지밥 등장 캐릭터에 유사하게 반영했다면서다.
재미와 교육적 요소를 효과적으로 결합함으로써 보는 이가 자연스럽게 해양 생물 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 대목에서 보고서는 러브버그 등이 인간에 무해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콘텐츠의 개발을 언급했다. “환경에 유익한 곤충인 러브버그, 동양하루살이와 같은 곤충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콘텐츠들이 개발된다면, 홍보와 교육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다.
보고서는 ‘유행성 도시해충에 관한 민원 분석’ 내용에서는 “2021년에는 민원이 1건도 없었으나 2022년과 2023년에는 서북권 지역 중심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2022년 서울 은평구에서 3501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민원이 접수됐고, 같은 해 서대문구(725건)와 마포구(152건) 등 서북권에서 다수 민원이 발생했다면서다. 이듬해에도 은평구 3340건에 서대문구 1165건 그리고 종로구와 마포구·강서구 등 서북권 지역과 그 인접 자치구에서도 민원이 접수됐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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