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사·학생 신뢰 관계 무너뜨리는 비교육적, 반사회적 기획”이라며 드라마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제작 중단을 촉구했다.

교총은 “최근 언론을 통해 여교사와 아동 초등학생 간의 연애 감정을 소재로 하는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드라마 제작 소식이 전해져 교육계는 물론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교총은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하며, 해당 드라마가 사회와 교육 현장에 미칠 악영향과 아동·청소년에게 가해질 수 있는 잠재적 폭력을 고려해 즉각적인 제작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여타 직종보다 높은 도덕성·전문성을 갖고 교육에 매진해야 하는 직위에 있다”며 “이러한 지위를 악용해 미성년 제자와 사적인 감정을 나누고 이를 연애 관계로 발전시키는 서사는 결코 로맨스나 판타지로 치부할 수 없는 명백한 그루밍 범죄의 미화”라고 주장했다.
이어 “창작과 예술적 독창성이라는 명분 아래 아동을 성적 대상화 하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해당 드라마의 소재는 교육 현장에서 헌신하는 모든 교육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교직 사회 전체에 대한 깊은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특히 이와 같은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로맨스나 판타지로 소비될 경우 현실에서 벌어지는 그루밍 범죄의 심각성을 희석하고 이를 가볍게 여기는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킬 우려가 매우 크다”며 “드라마 속 민감한 소재를 연기해야 하는 아역 배우에게 심리적·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상업적 이익을 위해 아동을 이 같은 위험에 드러내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드라마 제작사와 방송사는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저해하고 교직 사회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내용의 드라마 제작 및 방영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 기관은 해당 콘텐츠의 사회적 유해성, 아동 보호 측면을 철저히 검토하고 엄격히 심의하고, 앞으로 아동·청소년 보호와 교육적 가치 훼손 우려가 있는 콘텐츠 제작을 근절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원작 플랫폼 씨앤씨레볼루션과 제작사 메타뉴라인은 판권 계약을 마무리하고 드라마 제작을 공식화했다.
교총이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선 건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의 내용 때문이다.
웹툰이 원작으로, 2019년 연재를 시작해 2020년 11월 완결됐다. 소개 글을 보면 “초등학교 교사가 되던 날 남자 친구에게 차인 심청아. 연애 따윈 때려치우겠다고 선언하지만, 어느새 그녀의 마음을 홀라당 가져가 버린… 제자, 임당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왠지 그녀에게 괜한 시비를 걸어오는 동료 교사 배덕만에게 이 비밀을 들켜버리기까지 하는데! 망한 사랑 전문, 그녀는 이번에야말로 진짜 로맨스에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돼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고수를 만났는데, 정체를 알고 보니 초등학생 제자였다는 것이다.

연재 중에도 내용을 두고 논란이 있던 상황이었다.
제작사 측은 “원작의 감성을 살리는 동시에 드라마만의 새로운 재미를 더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