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정은경 후보자에 기대감
수련환경 등 근본적 개선 주장도
의대교수협·간호협도 “환영” 입장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의·정 갈등의 핵심축인 전공의 단체의 새 지도부가 “정책에 대해 비판만 하기보다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의사 출신’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의료계는 연일 기대감을 나타내 양측의 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정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일 “여전히 전공의들이 요구만 하는 것으로 비치는 게 아쉽다”며 “우리도 의료 개혁에 도울 부분이 있다. 정책에 대해 비판만 하기보다 의료인으로서 돕겠다. 대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협의회 비대위 부대표였던 정 대변인은 최근 대전협이 새 지도부를 꾸리며 대변인직을 맡았다. 대전협은 지난달 28일 서울시의사회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하며 새 지도부 구성을 공식화했다. 새 지도부는 직전 지도부 중 2명가량만 남고, 모두 교체됐다.
대전협은 전공의들의 단위별 수련 현황, 입대 현황 등을 파악 중이다. 현재 관련 설문조사 준비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사에는 현장 복귀를 위한 우선순위 조건 등의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박단 전 비대위원장이 앞장섰던 지도부는 ‘강경파’, 현 지도부는 대화 의지를 밝히며 ‘온건파’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 정 대변인은 “강경·온건으로 따지는 건 모호하다. 직전 비대위는 기존 요구안을 고수하면서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는 국민과 나은 의료 체계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들이 있으니 대화에 나서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직 전공의들은 최근 조건부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수련 현장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수련환경 개선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대변인은 “사직 전공의들이 ‘전문가로서 실력을 갈고닦으며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합의를 통해 이뤄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지 않는 의료정책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수련환경을 개선해달라는 전공의들의 요구가 크다”며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도 백지화하자는 게 아니라 어떤 내용과 방식이 좋을지 재검토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 새 수장으로 꼽힌 정 후보자도 대화 재개 의지를 밝힌 만큼 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양측 사이에 본격적인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의료계와의 신뢰, 협력 관계를 복원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정권의 잘못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소통과 협의의 틀 안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할 시점이다. 복지부 및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진심 어린 기대와 함께 환영을 표한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도 논평을 내고 정 후보자를 향해 “풍부한 현장 경험과 정책 추진 역량을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보건복지 정책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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