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복합물류기업과 맞손
글로벌 스마트물류 시장 출사표
로봇 등 활용 최적의 솔루션 제공
공장 설계·구축·운영 데이터 방대
韓기업 첫 국내외 ‘등대공장’ 보유
스마트팩토리 특허도 1000건 넘어
2030년까지 사업 兆 단위로 육성
LG전자가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최대 복합물류기업과 손잡고 기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물류 분야까지 넓힌 것이다.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사업 기간은 1년 남짓이지만, 글로벌 스마트물류 시장 규모가 7년 이내에 288조원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발 빠른 사업 확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로지스밸리와 ‘스마트물류센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로지스밸리는 국내외 직영 물류센터 50여곳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복합물류기업이다.
협약에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생산기술원이 자율주행로봇, 디지털 트윈 등 자체 기술력을 물류센터 설계 초기부터 제공해 최적화된 물류 솔루션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구체적으론 LG전자의 폭넓은 로봇 라인업을 기반으로 박스 포장 작업 등 많은 인력이 필요한 물류 공정을 자동화하고, 비전 인공지능(AI)으로 포장·물동 분류 작업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물류센터 내 물품들을 최적의 공간 효율로 분류·적재하고 이를 로봇으로 출고하는 자동화 솔루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스마트팩토리 사업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 출범 2년 차에 스마트물류까지 범위를 넓혀서다.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지난해 초 생산기술원 내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이 신설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엔 ‘생활가전 업력’이 자리한다. LG전자는 지난 67년간 공장 설계·구축·운영을 통해 축적해 온 방대한 제조 데이터와 노하우를 보유했다. 최근 10년간 축적한 제조·생산 데이터양만 770테라바이트(TB)로, 고화질 영화(4GB 기준) 19만7000여편 수준이다. 생산기술원이 출원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관련 특허도 1000건을 넘어섰다.

경남 창원에 있는 LG전자 스마트파크, 미국 테네시에 구축한 지능형 자율공장 등은 세계경제포럼(WEF)이 ‘등대공장’으로 선정한 바 있다. 등대공장은 등대가 어두운 바다에서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제조업 혁신을 이끌며 다른 기업에 영감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국내외에 각각 등대공장을 보유한 한국 기업은 LG전자가 최초다.
출범 2년 차임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낸 점도 사업 확장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원년인 지난해 LG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외판 매출액이 2000억원에 달했고, 올해 수주 목표인 4000억원도 순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조 단위로 육성할 계획이다.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LG전자의 비전인 3대 성장 동력(논하드웨어·B2B·신사업)의 모든 요소에 부합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간 쌓아온 노하우 등 무형자산을 사업화하면서 기존 제품(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다수의 외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B2B 사업의 고속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렸다.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사장은 “등대공장을 구축·운영하며 축적한 물류 운영 노하우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물류 분야에서 신뢰받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올해 약 881억달러(약 120조원) 규모인 글로벌 스마트물류 시장이 연평균 13.4%씩 성장해 2032년 약 2128억달러(288조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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