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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마다 퍼지는 ‘선풍기 괴담’…“진짜 위험한 건 따로 있다고요?”

입력 : 2025-07-03 05:00:00 수정 : 2025-07-03 06: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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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바람, 직접적으로 사망 부르는 일 없다지만…잘못 사용하면 몸에 무리

오래 노출시 호흡기 점막 건조, 면역력 떨어져…피부 유·수분 균형 깨져 트러블

무더운 여름밤, 인공적인 냉기가 강한 에어컨 대신 비교적 부드러운 바람을 내는 선풍기를 틀고 잠드는 사람들이 많다. 에어컨을 켜고 자면 아침에 몸이 무겁거나 목이 따끔거리는 ‘냉방병’ 증상을 경험한 이들이 선풍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여름마다 빠지지 않고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을 수 있다”는 속설이다. 바람을 맞으며 자다 질식하거나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 과연 사실일까?

 

3일 의학계에 따르면 선풍기 바람 때문에 사람이 직접적으로 사망하는 일은 없다. 이 속설은 선풍기 바람이 얼굴에 직접 닿으면 호흡기 주변의 공기 압력이 낮아져 호흡 곤란이 올 수 있다는 주장에서 비롯됐지만 실제로는 선풍기 사용 전후로 얼굴 주변의 공기 압력 변화는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람은 잠자는 동안에도 자주 자세를 바꾸기 때문에 바람이 한 부위에만 지속적으로 닿는 일도 드물다.

 

카이스트 임춘택 교수 연구팀은 문과 창문을 모두 닫은 방에서 선풍기를 틀고 실험한 결과 실험 참가자의 혈압, 맥박, 체온 등 주요 생체 지표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즉, 선풍기 사용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여름밤 속설의 진실

 

선풍기를 밤새 틀어놓는 것이 전혀 해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호흡기 건강이다. 장시간 선풍기 바람에 노출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때 실내에 쌓인 먼지가 바람을 타고 코와 목으로 유입되면 목이 붓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며,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악화되어 급성 호흡 곤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피부도 예외는 아니다. 밤새 선풍기 바람에 노출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유·수분 균형이 깨져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피부가 당기거나 가렵다면 그 원인이 선풍기일 수 있다.

 

소화기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선풍기 바람이 계속 몸에 닿으면 피부와 근육의 온도가 떨어지면서 표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류량이 감소한다. 배 부위가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위장 운동이 둔해지고 소화 효소 분비가 줄어 소화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건강하게 선풍기 사용하는 방법은?

 

무더운 여름밤, 선풍기를 아예 끄고 자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선풍기의 부작용을 줄이고 장점만 누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타이머 기능을 활용해 잠드는 초기 1~2시간 정도만 작동하도록 설정하는 것이다. 회전 모드와 미풍 모드를 사용해 바람이 몸에 직접 오래 닿지 않도록 하고, 초당 약 0.8m 정도의 약한 바람으로도 충분히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선풍기를 정기적으로 청소해 먼지로 인한 알레르기나 호흡기 문제를 예방하고, 실내 청결도 함께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모터 내부의 먼지는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점검과 청소가 필요하다.

 

복부를 선풍기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얇은 이불이나 담요를 덮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소화기관의 냉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선풍기 바람이 직접적으로 사망을 유발하는 일은 없지만 잘못 사용하면 신체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바람의 세기와 방향, 기기 청결 상태만 잘 관리해도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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