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기온 안 내려가고 찜통더위
2024보단 늦어… 서울 폭염주의보
서귀포는 31.9도 6월 최고 기온
폭염·무더위 심화 원인인 ‘CO₂’
안면도·울릉도 등 최고치 경신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이 시작됐다. 서울 등에서 올해 첫 열대야가 관측된 것이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밤사이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은 서울·강원 강릉·충북 청주·대구·울산·경북 영덕·영천·제주 서귀포 등 총 9개 지역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1분∼다음날 오전 9시)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서울의 경우 밤 최저기온은 25.6도였다. 서울의 올해 첫 열대야는 6월29일로 기록됐다. 이는 전년(6월21일) 대비 8일 늦은 것이다. 지난해 같은 경우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가 24.5일로 집계돼 기상관측망을 대폭 확충한 1973년 이래 가장 길었던 해로 기록됐다. 월별로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를 따졌을 때 지난해 6월의 경우 0.1일이었고 7월엔 8.8일, 8월 11.3일, 9월 4.3일로 이어졌다. 올해 같은 경우도 7∼8월에 열대야가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도 발효됐다.
폭염주의보는 지난해 처음 발령됐던 6월19일보다 11일 늦은 것이다. 이로써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경기 가평·광주 등, 강원 강릉평지 등엔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폭염경보는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광범위한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6월 최고기온도 곳곳에서 나왔다. 제주 서귀포는 31.9도로 서귀포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61년 이래 6월 기온으로 가장 높았다. 기존 1위는 2015년 6월16일의 31.5도였다.
당분간 무더위와 열대야는 계속될 전망이다. 1일 전국 대부분 지역 체감 온도는 33도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 예상 아침 최저기온은 22∼27도, 낮 최고기온은 27∼35도로 예보됐다. 곳에 따라 소나기가 쏟아지는 곳도 있겠다. 2일에도 아침 최저기온은 23∼27도, 낮 최고기온은 26∼35도로 예상된다.
열대야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지난해 한반도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분석결과가 공개됐다. 이산화탄소는 폭염·무더위를 심화시키는 주요 기후변화 원인 물질이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이날 ‘2024 지구대기감시보고서’를 발간하고 2024년 한반도 이산화탄소 배경농도가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배경농도는 관측 지점 주변의 국지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균질하게 혼합된 대기 상태에서 측정한 농도를 뜻한다. 기상청은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 지구대기감시프로그램(WMO/GAW)의 우리나라 대표 기관으로 1997년부터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등 기후변화 원인 물질을 총 3개 지점(안면도, 고산, 울릉도·독도)에서 관측해오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안면도에서 430.7ppm(100만분의 1), 고산과 울릉도에서 각각 429.0ppm, 428.0ppm을 기록하며 3개 지점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안면도의 경우 2023년보다 3.1ppm 증가한 수치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큰 연간 증가폭을 기록했다.
다른 기후변화 원인 물질인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육불화황(SF?) 배경농도도 우리나라 3개 지점 모두에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해양대기청(NOA)이 4월 공개한 2024년 전 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422.8ppm으로 전년 대비 3.4ppm 상승해 최근 10년 중 가장 큰 연간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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