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공포”…1억 증발한 ‘이곳’에는 무슨 일이?

서울 접근성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됐던 ‘신안산선’ 차질…인근 단지 시세 송두리째 흔들어
예기치 못한 공사 사고, 개통 ‘불투명’…전문가들 “기대 심리 꺾이고 매수세 급격하게 식었다”

사고 수습, 공정 정상화 이뤄지고 새로운 개통 계획 구체적으로 확정되면 기대감 살아날 여지
“이번 침체 일시적 충격으로 볼 수 있어…향후 계획 재정립되면 시세 반등 성공할 가능성도”

경기도 안산과 시흥 지역 아파트값이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접근성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의 최대 호재로 작용해온 교통 인프라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린 탓이다.

신안산선은 안산과 시흥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서울 여의도와 직결하는 광역철도로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높은 기대감을 형성해왔다. 지난 4월 광명시 공사 구간에서 발생한 지반 붕괴 사고 이후 개통 일정이 사실상 미궁에 빠지면서 인근 단지들의 매수 심리는 급격히 위축된 분위기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호수공원대림’ 전용 87㎡는 지난달 5억7300만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면적이 올해 2월만 해도 6억7000만원에 손바뀜됐던 점을 감안하면 4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같은 단지의 전용 134㎡도 지난 4월 초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최근 7억3000만원으로 1억2000만원이나 빠졌다.

신안산선 성포역 예정지와 불과 도보 1분 거리인 상록구 월피동 ‘주공3단지’ 전용 59㎡는 지난 2월 4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3억8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상록구 사동 ‘푸르지오6차’ 전용 88㎡도 지난 3월 5억6500만원이던 실거래가가 지난달 5억4500만원으로 소폭 내려앉았다.

신안산선은 안산과 시흥을 거쳐 서울 여의도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로, 개통되면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약 2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수도권 서남부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을 크게 높여줄 노선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 4월 11일 광명시 구간에서 발생한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개통 일정은 사실상 안개 속에 빠졌다. 당초 올해 4월 개통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연기돼 내년 12월로 미뤄졌던 상황에서 이번 사고로 향후 일정조차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서울 접근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됐던 신안산선의 차질은 노선 인근 단지 시세를 직접적으로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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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사고 이후 교통 호재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신안산선은 안산과 시흥 지역 부동산 시장의 핵심 호재였다”며 “예기치 못한 공사 사고로 개통이 불투명해지면서 기대 심리가 꺾이고 매수세가 빠르게 식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통 인프라의 실현 가능성이 흔들리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수요도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몇 달간 해당 지역 아파트값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넘게 떨어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거래 절벽과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고 원인 규명과 개통 일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시장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고 수습과 공정 정상화가 이뤄지고 새로운 개통 계획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면 다시 기대감이 살아날 여지는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신안산선은 단순한 철도 노선이 아니라 지역 가치 상승을 이끄는 핵심 축”이라며 “이번 침체는 일시적 충격으로 볼 수 있지만, 향후 계획이 재정립되면 시세는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