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넷 중 한 가구 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운데, 매달 기르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19만원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2년간 치료비로 평균 102만원을 지출해 2년 전보다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반려동물인 반려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반면 반려묘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 한국반려동물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 2017년 이후 올해로 다섯 번째로 발간된 보고서는 한국 반려동물과 반려가구의 현황, 양육 수요를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반려가구는 591만 가구로, 1년 전인 2023년 말보다 6만 가구(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 중에서는 26.7%를 차지했지만, 지난 조사(26.6%) 대비 0.1%p 증가하는 데 그치며 성장이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반려인은 1546만명으로 총인구의 29.9%를 차지했다.
반려견 수는 546만 마리로 지난 2023년(556만 마리) 대비 10만 마리 줄었다.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반면 반려묘는 지난해 기준 217만 마리로 전녀(199만 마리) 대비 18만 마리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반려묘 수가 대폭 증가했는데, 봉쇄 조치로 실외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실내에서 기르는 반려묘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됐다.
입양비부터 장례비까지 반려동물 생애 지출 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반려동물의 양육비로는 매달 평균 19만4000원을 썼다. 지난 2023년(15만4000원)에 비해 4만원 정도 증가한 것이다. 반려견 가구는 매달 17만8000원을 지출해 이전 조사 때보다 3만원 증가했고, 반려묘 가구는 월평균 17만5000원을 지출해 같은 기간 3만9000원 늘었다.
치료비는 최근 2년간 평균 102만7000원으로 지난 2023년(57만7000원)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이는 매월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양육비 외에 상해·질병 치료, 백신 접종, 건강검진 등으로 지출한 비용이다.
전체 가구 중 '반려동물 치료비를 지출했다'는 70.2%의 반려가구는 최근 2년간 평균 146만3000원을 사용해 2년 전(78만7000원)보다 67만6000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입양비는 지난 38만원으로 2023년 대비 10만원 늘었고, 장례비는 46만3000원으로 같은 기간 8만3000원 증가했다.
반려동물 양육 만족도는 76%로 지난 2023년 대비 8.7%p 증가했다. 반려동물 양육을 지속할 의향은 74.2%로 11.4%p 늘었고,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도 49.4%로 7.5%p 상승했다.
반려동물과의 이별(펫로스)을 겪은 반려가구 중 83.2%는 상실감과 우울감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6.3%는 '펫로스 증후군'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1년 이상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의 생애비용 지출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반려동물을 위해 별도의 자금을 마련해 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가구의 91.7%가 반려동물 보험을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 가입률은 12.8%에 그쳤다.
KB금융 경영연구소 황원경 부장은 "이번 보고서가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서로 이해하고 반려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성숙한 대한민국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사회적 인식 개선 등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 2월 12일~3월 13일까지 일반 가구 2000명과 반려가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표적집단심층면접(정성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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