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 주류 박람회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가 개최됐다. 이날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는 수입 주류보다는 국내 양조장에서 빚은 술들이 더 많이 보였다. 품종으로는 막걸리를 비롯해 약·청주, 증류주, 맥주, 진, 와인 등 다양한 국산 주류가 관람객들을 맞았다. 특히 이날 박람회 첫날이면서 평일인 목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로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에 시간과 체력을 아끼기 위해 눈길을 끄는 국산 양조장과 주류를 선별해 소개한다.

◆한국의 대표 진, ‘나물진’
진(Gin)은 증류주의 한 종류도, 통상 알코올 도수 40도 이상이며 독특한 향과 맛 때문에 칵테일로 많이 사용된다. 영국의 런던 드라이 진이 대표적인 술이다.
최근 한국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진이 출시됐다. 나물로 유명한 강원도의 특색을 살린 브리즈앤스트림의 ‘나물진’이다. 푸릇푸릇한 맛과 향이 특징으로, 병도 검은색 바탕에 나물의 녹색을 사용했다. 나물진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마티니나 진토닉, 하이볼로 먹어도 맛있다. B-11에 위치.

◆달달한 맛과 향이 특징인 ‘마루나 막걸리’
경기 용인 동백에 위치한 아토양조장은 동네에 이미 입소문이 가득한 양조장이다. 양조장이 위치한 동백의 이름을 딴 ‘마루나 동백’은 양조장에서만 구입이 가능한 술로, 산미와 과실향이 가득하다. 대표 막걸리인 ‘마루나 막걸리’는 은은한 단맛과 가벼운 산미가 있어서 누구나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 특히 얼그레이티백을 넣어 하루 정도 숙성시키면 더욱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K-22에 위치.

◆복잡하지만 매력적인 맛과 향의 ‘율’
오산양는 ‘하얀까마귀’라는 막걸리로 많이 알려진 양조장이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에서는 신상 프리미엄 막걸리 ‘율’이 더욱 눈길을 끈다. 복잡하지만 다양하고 매력적인 맛이 일품이 ‘율’은 시음을 하자마자 ‘우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말 그대로 맛있다. 권율장군을 기리기 위해 빚은 술로, 그 정성과 마음을 맛과 향으로 느낄 수 있다. 증류주 ‘독산’과 탁주 ‘오산막걸리’ 등도 맛볼 수 있다. P-15에 위치.

◆복숭아 막걸리계의 넘버원 ‘복숭아 막끌림’
양주도가의 복숭아 막걸리 ‘복숭아 막끌림’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복숭아 막걸리계의 최고다. 탄산감은 없다시피 하지만, 쌀의 풍미와 복숭아의 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자칫 복숭아의 맛과 향이 강해 막걸리의 맛을 줄일 수 있음에도, 복숭아 막끌림은 완벽에 가까이 잘 어울린다. 대표 막걸리인 ‘별산막걸리’와 유자가 들어간 막걸리 ‘유톡자톡’는 탄산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N-09에 위치.

◆시라 캐스크로 돌아온 사과 증류주 ‘추사50 배치3’
예산사과와인에서 빚는 ‘추사’는 이미 마이아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자자한 것을 넘어 고정팬덤이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는 술이다. 그런 술을 양조장에서 알코올도수 50도로 올리고 배치 넘버를 붙인 특별한 술을 내놓고 있다. ‘추사50’으로 현재 배치3까지 나왔다. 배치 1과 2는 포트와인을 담은 캐스트(오크통)에 마지막 숙성을 했지만, 배치3에서는 시라와인을 담은 시라 캐스트로 마무리를 했다. 그러다보니 배치1·2에 비해 더욱 부드럽고 달달한 맛이 느껴진다. 이번 주류박람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고, 한정판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꼭 맛보길 권장한다. M-15에 위치.
그밖에 안동에서 보리로 만든 증류주 ‘진맥소주’(K-28), 국산 사이더(사과 발효주) ‘애플 샹그리아’(N-13), 증류주 ‘가무치’와 ‘수록’(N-14), 국내 최고가 오미자 증류주 ‘고운달’(R-11) 등도 놓치면 섭섭한 술이다.

또한 박람회에서는 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잔과 증류도구 등 술과 관련된 상품도 접할 수 있다. 술만 마시고 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술과 관련된 다양한 산업을 알아보는 것도 박람회의 재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앤소믈리에학과 교수는“고부가 가치가 있는 주류도 중요한 시대지만 해당 술을 담는 잔도 중요한 시대”라며 “앞으로는 전통주도 와인 및 위스키처럼 잔도 골라마시는 시장이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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