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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우리나라 첫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업계 새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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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26 23:00:00 수정 : 2025-06-26 22: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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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험 토대로 원전 해체 시장에도 뛰어든다

1972년 건설 및 운영허가를 받은 뒤 1978년부터 운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첫 상업용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가 본격적인 해체 절차를 밟기 시작한다. 전 세계적으로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나라는 4개국뿐이며 그중 고리 1호기와 같은 경수로가 있는 대형 원전을 해체해본 나라는 미국만이다. 우리나라가 이번 원전 해체 경험을 토대로 향후 원전 해체 시장에도 뛰어들면 국내 원전업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1호기(오른쪽 첫 번째) 모습. 연합뉴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6일 제216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를 열고 원자력안전법 제28조에 따라 고리 1호기 해체를 승인했다. 고리 1호기는 최초 수명인 40년을 운전한 뒤 박근혜정부 시절 계속운전과 정지 결정 간 첨예한 논의를 거쳐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17년 6월18일 영구정지를 확정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최종해체계획서 등 필요 서류를 준비해 2021년 5월15일 해체승인을 신청,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검토 후 원안위가 이듬해부터 총 5차례 358건의 질의·답변을 통한 심사를 거치며 이날까지 8년에 걸친 사전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계획대로면 고리 1호기 해체는 2037년에야 완료된다. 한수원은 방사능 준위가 낮은 시설부터 해체작업을 시작해 오염구역 해체를 2035년까지 마친 후 부지복원까지 최소 12년이 필요할 것으로 한수원은 예상하고 있다. 고리 1호기 안에 있는 사용후핵연료는 2031년 반출한 뒤 오염구역 해체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부지 용처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산업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해체 완료 시에는 원안위가 부지 재이용 기준 만족 여부를 확인해 규제 해제를 결정한다.

 

전체 해체에는 1조713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체사업 및 해체활동비에 8088억원, 방사성폐기물을 포함한 폐기물을 처분하는 데 2625원이 들 것으로 산출됐다. 고분위 방사성폐기물은 여기 포함이 안 됐고 이 비용은 2021년 한수원이 해체승인을 신청할 당시 심사 기준으로 산정된 비용이라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한수원은 현재 보유 중인 해체비용보다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경우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원전 부흥기’에 접어든 요즘, 처음 설계 때 정한 최소수명을 채운 뒤에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면 원전 수명을 연장하는 계속운전 확대 논의가 활발하다. 우리나라도 한울 1·2호기, 한빛 1·2호기 등 다수 원전에 계속운전을 심사하고 있다. 임시우 원안위 원자력안전과장은 “즉시해체든, 지연해체든 언젠가 해체는 해야 하고 정지된 원전을 계속 둘 수 없다”며 “한수원은 (해체)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측면에서 즉시해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서 열린 제216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원안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통해 고리 1호기 해체 승인(안)을 의결했다. 이는 국내 첫 상업 원자력발전소의 해체다. 뉴스1

지난달 기준 전 세계 영구정지 원전은 22개 국가에서 214기로 이 중 25기만 해체 완료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50년까지 영구정지 원전은 588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까지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스위스 4개국이다. 이 가운데 고리 1호기와 같은 경수로 노형 상업원전을 해체해본 나라는 미국뿐이다. 고리 1호기를 성공적으로 해체할 경우 우리나라도 5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고리 1호기 해체는 단순한 설비 철거를 넘어 국내 해체기술 내재화와 전문인력 양성, 산업 생태계 조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사업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사회와 신뢰를 기반으로 해체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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