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로봇공학자 다니엘라 루스의 MIT 로봇 수업/ 다니엘라 루스·그리고리 몬/ 김성훈 옮김/ 김영사/ 2만3000원
‘로봇의 어머니’라고 스스로 소개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연구소(CSAIL) 소장이 현대 로봇 공학의 개념과 현재, 미래를 친절하게 소개한 책이다. 원제는 ‘더 하트 앤드 더 칩(THE HEART AND THE CHIP)’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이 로봇공학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한다.

로봇이라고 하면 흔히 금속 몸에 투박하게 움직이는 기계를 떠올리지만, 루스의 실험실에서는 섬유나 플라스틱 같은 가벼운 재질에 민첩하고 유연한 몸을 가진 덜 ‘로봇’ 같은 로봇을 연구한다. 종이처럼 접히는 초소형 오리가미 로봇(캡슐에 담아 삼키면 장기를 치료하는 데 쓸 수 있다), 부드러운 피부에 진짜 물고기들처럼 헤엄치는 로봇 ‘소피’, 스스로 형태를 재구성하는 ‘M블록’, 암스테르담 운하를 가로지르는 자율주행 보트 등 루스의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들은 언론에 공개될 때마다 큰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로봇의 부상이 기계의 지배로 이어진다거나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강력히 부정한다. 로봇이 우리를 더 유능하고 생산적이고 정확한 존재로, 인간다운 삶으로 이끌 것이라고 단언한다.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게 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로봇은 우리를 더 유능하고, 생산적이며, 정밀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이 혁명을 올바르고 지혜롭게 이끈다면 이 영리한 기계는 과거에 쟁기가 농업의 혁명을 불러왔던 것만큼이나 인간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로봇 기술의 가장 큰 위협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의존하게 되는 복잡한 시스템과 그로 인한 전자 쓰레기 문제라고 지적한다. 기술적·윤리적 문제 해결 없이 출시되는 로봇들 속에서 로봇공학자들의 윤리적 책임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로봇에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같은 규제기관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공익을 위한 보호 장치와 안전성·보안성·공정성 등을 포함한 11가지 설계 원칙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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