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 스트레스를 받는 가족을 위해 초등학생 손자를 살해하려 한 70대 친할머니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도정원)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대구 한 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손자 B(11)군을 2회에 걸쳐 살해하려고 시도했으나, B군이 도망쳐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군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고 있으며, 부모와 A씨 앞에서 이상행동을 반복했다.
그러던 중 B군의 부모가 양육 문제로 힘들어하자, A씨는 B군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손자의 생명을 빼앗으려 한 반인륜적 범죄로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손자로 인해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받은 스트레스 등으로 피고인에게 우울증이 발병했고, 피해자가 다친 정도가 중하지 않으며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아들과 며느리가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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