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대형 굴착공사 증가 원인” 진단
지하수법 개정·관리 강화 등 나서
싱크홀(땅꺼짐)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하수 유출이 서울시에서 지난해 22만t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대비 60% 넘게 늘어난 규모다. 시는 관련법 개정을 건의하고 지하수 유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하루 평균 유출 지하수는 22만2476t으로 2008년(13만7912t) 대비 61.3% 증가했다. 유출량은 2018년 19만659t, 2020년 19만5649t, 2022년 21만4052t 등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하수 유출은 대규모 개발을 위한 굴착 공사 증가가 원인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 상부 구조물을 지탱하던 수압이 감소하면서 지하 공간이 붕괴되고, 싱크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올해 3월 1명이 숨진 강동구 명일동 싱크홀 발생 지점 인근에서는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올해 4월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굴착 현장을 점검하고 대형 굴착공사장 위주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그간 노후 상하수도관 누수가 싱크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으나, 최근 대형 사고는 대형 굴착공사장 인근에서 발생했다”며 “(노후 상하수관과 지하 굴착공사장) 두 가지를 다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달 환경부에 ‘지하수법’ 개정을 건의한 상태다. 기존에는 지하철 등 지하시설물 공사 현장에서 유출지하수가 일 300t 이상인 경우에만 신고 의무가 있었으나 이 기준을 강화하고, 지하수 유출이 늘어날 시 저감대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시는 개정안이 반영되기 전 각 자치구에 유출지하수 관리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하수 유출로 인한 장기적 지반약화와 건물·도로 등 도시 인프라 안정성 저하로 시민 안전과 심리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반침하 사고가 지속 발생하고 있어, 유출지하수 발생 관리를 통한 사전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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